졸업 시즌을 맞아 훈훈한 사연들이 감동을 주고 있다.

교사와 동창회, 학교운영위원회의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장학금은 물론 교사들의 희생 정신이 움추린 어깨에 새로운 힘을 주고 있다.

익산 여산고등학교 졸업식이 5일 열린 가운데 먼거리 통학생과 3년동안 등하교를 함께 한교사와 학교를 떠난 뒤에도 3년동안 해마다 100만원씩 장학금을 낸 원어민 강사 등이 화제가 됐다.

○… 익산 여산고 정성순 교사는 올해 졸업하는 최경선양과 지난 3년동안 출퇴근을 함께 했다.

정 교사는 전주에 거주하는 최양이 교통이 불편해 등하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지난 2007년부터 매일 출퇴근길에 동승하기 시작한 것. 아침마다 동승자를 태워야 하는 부담감이 적지 않았지만 지난 3년동안 불평 한마디 없이 제자사랑을 실천했다.

이들은 등학교길을 함께 하면서 학업에 대한 상담이나 진로 계획, 학교생활의 어려움 등에 관한 대화를 나누면서 생활지도도 함께 하는 효과도 올렸다고 한다.

정 교사는 “자식 같은 마음으로 오가는 길에 함께 다니게 된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학생들의 고민과 고충을 이해하게 되는 등 학생 지도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익산교육청 소속으로 현재 YMCA에서 근무하고 있는 필리핀 출신의 원어민강사 라푼숙씨는 지난 3년동안 여산고에 해마다 100만원씩 300만원의 장학금을 기부했다.

라씨는 지난 2007년 여산고에 원어민 강사로 인연을 맺은 뒤 당시 1학년 제자들과 졸업할 때까지 해마다 장학금을 100만원씩 내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학교를 떠난 뒤에도 이어졌다.

라씨는 여산고에서 1년동안 일한 뒤 근무처를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졸업식때마다 학교를 찾아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올해 제자들을 졸업시키면서 약속을 지키게 됐다.

익산여산고 성열호교감은 “자신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어려운 형편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실천한 것”이라며 “학교를 떠난 뒤에도 장학금을 계속 전달하면서 제자들과의 약속을 지켰다”고 고마워했다.

○… 전주서곡중 학교운영위원회 또한 4일 졸업식장에서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졸업생 4명에게 각각 20만원씩의 장학금을 주고 격려했다.

전라고 총동창회와 현대중공업에 재직하고 있는 동문들은 4일 졸업식을 맞아 희귀병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간병하면서도 꿈을 잃지 않고 서울대 수학교육과에 합격한 김종수군에게 등록금 전액인 4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다른 2명의 졸업생에게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강찬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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