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원지방부(부안)
유권자 1인당 모두 8표를 행사해야 하는 제5대 지방선거가 목전이다.

정당의 대표(공천자)가 결정되기에는 아직 먼 시기이지만 도지사와 교육감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2월 19일에는 자치구·시장 역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아울러 철새(?)들의 계절이기도 하다.

겨울이 아직 기승을 부리는지라 철새 또한 아직 한반도를 떠나지 않고 우리의 옆에서 겨울을 나고 있지만, 이런 새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고향을 향해 날아드는 선거 철새들 이름이다.

이번 선거는 그야말로 유권자조차 헷갈릴 수 있다.

무려 8표를 행사하다 보면 무조건 묻지마 투표(?)도 가능할 지 모른다.

특정지역의 특정 당 후보를 향해서 말이다.

사정이 이러니 유권자의 선택을 기대하는 예비 후보들은 난립할 수 밖에 없다.

특정 당의 번호를 받을 수 있다면 당선은 ‘떼어 놓은 당상’이란 말이 벌써부터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특정 당의 시험(공천심사)에 통과해야 되고, 그럴려면 인지도 확산에, 지지도 확대를 노려야 한다.

당연히 예비후보들은 유권자가 몰리는 시장과 역, 터미널, 음식점 등으로 향한다.

보호시설이나 양로당도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문제는 이들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다.

외롭고, 괴로운 노약자와 보호시설의 거주자들은 이들의 호의가 기쁘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선거철이구먼” 이라는 한숨 속에 답은 나와 있다.

불우시설에 대한 마음씀씀이와 발걸음은 선거철이 아닌, 평소에 해야 하는 일이다.

이곳 부안 지역에도 최근 이름만 대면 알만한 철새들이 날아다닌다.

마키아벨리는 ‘필요할 때 정치지도자들은 도덕적 구속에서 해방돼야 하고, 때로는 위선적이어야 하며, 정치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위해 권모술수를 부릴 줄 알아야 한다.

’고 했다.

정치권력의 획득과정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하고, 국민들을 속일 수 있으면 속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이종오는 고대국에서 집권에 성공한 정치인들을 연구해 후흑학을 창안했다.

‘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의 얼굴은 성벽처럼 두꺼워야 하며, 그 마음은 숯처럼 검어야 한다’는 그의 후흑학은 오늘날 정치인의 덕목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마키아벨리와 이종오는 ‘숨은 뜻’으로 ‘얄팍한 처세적 기교가 아니라 자신을 낮추고, 욕심을 버리며, 관대하는 등의 진정한 성공에 이르는 방법’을 은유적으로 말한 것이다.

이를 현대에서 말 그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얼굴을 두껍게, 그리고 거짓말과 음흉함으로 무장한 진짜 철새들이, 바로 그들이다.

결국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이다.

그러나 그 전에 마키아벨리와 이종오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며 양로당과 보호시설을 찾는 입지자 들 이었으면 좋겠다.

/부안=강태원기자k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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