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산문집 ‘아이들이 뛰노는 땅에 엎드려 입 맞추다’가 나왔다.

2008년 8월, 학교를 떠난 김용택 시인. 마지막 수업에서 아이들에게 ‘사람을 사랑하라’고, 우리 주변의 ‘자연을 애끼라’고 가슴에 씨앗 같은 말들을 뿌려두고 간 우리들의 영원한 섬진강선생님 김용택.

그는 아직도 새 학기가 시작되는 봄이 오면 아이들을 생각한다.

그렇게 아이들이 그리울 때마다, 마지막 수업이 열렸던 그 아늑한 교실에서 차마 아이들에게 못 다한 말들을 속으로 되뇔 때마다, 그는 아이들이 쓴 동시를 꺼내 읽으며 한 편 한 편 글을 써내려갔다.

그리고 세상이라는 더 넓은 학교에서 혹독한 싸움을 하고 있을, 이 세상 모든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전하고픈 위로와 희망의 잠언들을 글로 남겼다.

하여 환갑의 나이에 이르러 발견한 반짝이는 생의 지혜와 함께 시인이 가슴 깊이 숨겨온 진실들이 오롯이 녹아 있는 이 한 권의 책은, 이 세상 모든 어른아이들을 위한 따스한 인생수업 그 자체다.

본문에 수록된 김세현 화백의 아름다운 그림도 볼거리다.

황석영의 ‘모랫말 아이들’, 신영복 의 ‘청구회 추억’ 등에 그림을 그렸던 김세현 화백은 이 책에서 꽃비 날리는 봄부터 함박눈 내리는 겨울까지, 섬진강 마을의 사계와 그 속에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의 풍정을 아름다운 수묵화로 그려내 책의 정취를 더했다.

문학동네, 1만3천800원.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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