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전주 서학동(棲鶴洞)에는 학이 많이 살았을까? 그렇지 않다면 왜 서학동이라 불렀을까? 서학동에 사는 사람들도 잘 모르는 서학동 이름의 비밀이 세상으로 나왔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가 펴낸 ‘세상으로 나온 전주이야기-완산구 서학동’에는 서학동(동서학동, 서서학동)의 명칭 유래부터 인근 대성동, 색장동의 이야기가 듬뿍 실려 있다.

전주역사박물관이 서학동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와 문화유산을 조사해 발간한 조사연구보고서를 근거로 원음방송 김사은 PD가 주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이야기로 꾸몄다.

동서학동편에서는 ‘서학동’ 이름이 풍수지리적으로 남고산에서 흘러내린 산자락이 학이 날개(동서학동 교대 터와 전주남초등학교 동남편 학봉리 뒷산의 학봉)를 핀 형국이기 때문이기에 생겼다는 설과 학이 많이 살아서 그리 불렀다는 설을 적고 있다.

또한 남원 가는 길목에 있는 좁은목은 약수터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이곳이 초록바위, 숲정이와 함께 전주의 3대 바람통이란 사실도 다시 알려 주고 있다.

내원당마을 칠성바위

서서학동편에서는 검은 빛을 띤 돌이 많아 이름이 흑석골이며 계곡 수질이 좋아 한국전쟁 이후 1980년대 후반까지 한지공장이 많았던 얘기가 실려 있다.

또 명나라 이여송의 막료 두사청이 자연에 취해 진중무를 추었다는 두무소(남고천을 타고 흘러내리는 물이 미륵산을 바라보며 관음사 부근 산허리를 굽어도는 부근), 완주 구이면 평촌사람들이 전주로 드나들던 길목 해발 227m나 되는 보광재도 소개됐다.

이밖에 저마다 애틋한 사연을 담은 각시바위와 서방바위를 둘러싼 3가지 전설과 한국전쟁 당시 사상 때문에 죽음을 당했던 비극이 서린 오씨집성촌 객사마을 이야기가 전해오는 대성동. 그리고 대동세상을 꿈꾼 정여립의 탯자리가 있는 색장동 이야기가 설명돼 있다.

한편 전주시평생학습센터가 추진하고 있는 ‘세상으로 나온 전주이야기’는 전주시 각 지역별로 산재한 이야기를 지역주민들과 함께 수집 정리하고,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집을 발간, 지역답사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사대마을 각시바위

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높이고자 하는 사업으로 서학동과 동산동이 1차 사업지역으로 선정됐으며 서학동에서 지난 13일 성과발표회를 개최했다.

특히 13일 열린어린이연구소와 함께 제작한 각시바위 전설 인형극을 공연해 큰 인기를 얻었으며 오는 20일 오후 2시 거마공원에서 다시 공연할 예정이다.

이밖에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번에 제작된 서학동의 역사문화지도, 마을사진 등을 주민센터 등에 상설 전시하고 있다.

전주시평생학습센터 오충렬 교육정책팀장은 “이번 사업은 지역주민들의 지역에 대한 이해와 자긍심을 높이고자 추진되는 것”이라며 “오는 30일 동산동지역 발표회가 있으며 나머지 지역에 대한 사업도 계속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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