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봉사로 이어질 때 혜택은 배가 되고 사랑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지난 2월 9일 전주시 효자동 동암재활원. 10여명의 젊은 기술자들이 건물 곳곳을 누비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부는 천정을 뜯어내고, 일부는 원생들과 어울려 열심히 뭔가를 만들면서 능숙한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주인공은 전주시시설관리공단 기술봉사단(단장 김낙주 월드컵운영팀장). 이들은 매 분기 한 번씩 생활이 어려운 시설장을 찾아다니며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단순한 청소나, 환경정비 등에서부터 전문 기술을 요하는 모든 분야까지 기술력을 중심으로 각종 봉사활동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공단 사랑나눔기술봉사단은 월드컵경기장에서 근무하는 월드컵운영팀 1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됐다.

전북을 상징하는 대규모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들인 만큼 각각은 모두 자타가 인정하는 기술자들이다.

건축과 기계, 전기, 전자, 조경, 통신, 설비 등 일종의 종합기술망을 보유하고 있다.

매분기 1회씩, 1년에 4~5회 정도 어려운 이웃들이 거주하는 시설을 직접 찾아 이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모든 분야의 시설들을 점검하고 정비한다.

기술을 담보로 온몸(?)을 바쳐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직장생활 중 잠깐의 여유와 짬을,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헌신하는 셈이다.

한 번 방문한 시설에 대해서는 연중 보강작업을 벌이면서 수시로 점검을 강화해 도움을 주고 있다.

연중 ‘애프터서비스’까지 겸비한 것이다.

기술력 제공은 물론 팀 전체 직원들까지 나서 복지시설에서 생활하는 원생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보수는 한 푼도 없는 건 당연할테고... 단, 더 많은 사랑을 가슴에 담아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어 행복은 베푼 것보다 훨씬 넘친다는 얘기다.

그래서 더 뿌듯하고 더 자랑스럽고, 나 스스로 누군가를 위해 뭔가 해줬다는 보람에 더 큰 자긍심을 느낀단다.

지난달 9일 동암재활원에서는 각 방에 필요한 인터넷이 가능하도록 천정에서부터 랜 케이블 포설작업 등을 실시했다.

이 포설작업은 재활원 내 장애인들에게 보다 유용한 인터넷 사용이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재활원생은 물론 직원들에게 박수갈채를 받을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기술 강국 대한민국 속에서도 소외 받고 불만을 느끼는 시설에 밝은 희망과 빛을 전해준 것이다.

원생들이 이용하는 고장난 노래방 음향설비도 전격 수리를 실시, 여가 선용을 최대한 지원하기도 했다.

사랑에 가슴을 더 많이 전파하기 위해 라면과 과일도 전달했다.

동암재활원은 사회복지법인에서 운영하는 성인지체 장애인시설로 60여명의 성인지체 및 뇌병변 장애우들이 생활하고 있다.

특히 일반 자원봉사 활동은 빈번하게 지원됐지만, 기술자들이 직접 현장에 참여해 모든 관련 시설을 돌봐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게 재활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정성껏 마련한 성금지원도 시설에 큰 도움이 되지만 부서지거나 일부 파괴된 작은 시설물들을 손수 고쳐주는 활동은 실질적인 도움이라는 측면에서 더없이 고맙다는 말도 전했다.

시설 구석구석을 보완하고, 원생들의 어려움을 피부로 전해주는 가장 가까운 봉사라서 점에서 체감하는 바도 크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2분기, 3분기, 4분기에도 동암재활원의 지속적 기술봉사 지원 요구에 따라 재활원을 방문하여 실내 전기조명 작업, 전자제품 점검 및 수리 등의 작업을 실시하여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계획이다.

다른 시설이나 도움이 필요한 어떤 곳이라도 즉시 달려가 도움을 전할 방침이다.

소요되는 모든 경비는 팀 상조회비 및 월드컵경기장 입주단체의 후원으로 충당되고 있다.

십시일반으로 모은 적은 돈으로 사회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복지시설에 큰 기쁨을 전달할 계획이다.

“내가 가진 기술로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 이렇게 기쁘고 행복한 일이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됐습니다.” 이번 행사에 처음 참여한 새내기 직원 박현영씨(30)의 말이 봉사의 의미를 더하고 있다.

▲인터뷰- 김낙주 팀장  

김낙주팀장
“어려운 사회 곳곳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봉사단을 만들었습니다.” 기술봉사단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누군가를 돕기 위한 순수한 의도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김낙주(55.사진) 단장은 강조한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가진 최대한의 장점인 기술력을 활용해 직접적인 봉사활동을 전개하는 얘기들이 돌면서 갑작스럽게 창단했다는 것이다.

특히 공기업의 일원으로 사회봉사 활동은 당연하다는 여론이 주도적이었고, 가장 적합한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란다.

“그래서 봉사활동은 활기가 넘칩니다. 오히려 내부 시설들을 관리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성을 쏟는 모습에서 우려(?)스럽다는 생각까지 듭니다.(웃음)”

김 단장은 “사회가 어려워질수록 소외받는 계층은 더욱 늘어나기 마련으로, 보다 나은 도움들을 줄 수 있도록 공공기관들이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며 “우리가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비중 있는 책임감이 주인공으로서 회원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자발적으로 모두가 스스로 만든 모임이기 때문에 봉사와 보람은 그 어떤 나눔보다 의미가 깊다”며 “기술력을 봉사활동에 적용한 가장 우수한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각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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