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천안함 함미(배 뒷부분) 발견으로 본격적인 실종자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가 분향소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부대 내 머물고 있던 가족들이 분노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 100여 명은 29일 오후 4시께 해군이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접하고, 사령부 사무실로 한걸음에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다.

이에 군 관계자는 "천막을 설치한 것은 맞지만, 이는 방문객들을 위해 상부의 지시로 마련한 대기실"이라고 해명했다.

군은 이날 오전 사령부에서 2㎞가량 떨어진 체육관 앞 잔디구장에 가로 10m, 세로 5m, 높이 3m 규모의 천막 50동을 설치했다.

천막 안은 중간에 통로가 있고, 양쪽에는 매트 등이 깔려있다.

하지만 가족들은 "갑자기 방문객이 늘어날 이유가 없다"면서 천막이 설치된 잔디구장으로 몰려가 천막을 때려 부쉈다.

가족들은 "텅 비어있는 체육관은 합동 분향소로 쓰고, 난로 등이 구비된 천막은 조문객들을 위한 것 아니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이 과정에서 천막 설치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서모 하사가 "분향소 설치가 맞다"며 고개를 숙이고, "모두 부숴라. 나도 속상하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실종된 김종헌 중사의 아버지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대응으로 침몰 4일 만에 함미를 발견한 것도 모자라 벌써부터 분향소를 마련하고 있는 군인들이 정녕 실종자들의 동료이자, 전우들이 맞느냐"고 원통해 했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