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 중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53)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고등학교 졸업 직후 군에 투신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고 한 준위의 친형 창호씨(55)는 이날 고인의 시신이 안치된 성남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열아홉 살 때 생활이 어렵고, 학자금이 없어서 기술하사관으로 처음 들어가 오늘까지 생활했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동생이 군에 입대한 처음 6년 동안은 (동생)얼굴도 못 봤다"며 "집안 걱정 끼치지 않으려고 군인이 된 동생인데 이렇게 돼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창호 씨는 동생 한 준위가 가족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남달랐다고 회상했다.

그는 "동생이 형제들과 우애가 깊었지만 34년 간 군 생활로 인해 어울리는 시간이 짧았다"면서 "지난 구정 때는 이제 1년 있으면 전역이니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술도 한 잔씩 하자고 그랬는데…"라고 원통해 했다.

'군 생활을 힘들어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고생을 많이 했겠지만 가족들에게는 걱정 말라며 안심시키는 동생이었다"면서 "힘드냐고 물으면 '아휴 형 걱정 없어'라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천안함 실종자 구조 작업과 관련해서도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여러 번 들어간(입수한) 것도 모르고, 나이 든 걸 잠시 잊은 모양"이라고 흐느꼈다.

사촌형 관호씨(54)는 "주호는 성격이 활달하고 전우와 부대를 우선하는 충성스럽고 용맹스러운 군인이었다"며 " 때문에 평소에 동생(주호) 자랑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진해에 벚꽃이 만발하면 보자고 했는데 먼저 간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친형 창호씨는 "계급이 낮았을 때는 박봉이었으니까 힘들었겠지만 어느 정도 진급이 되고 생활이 안정이 되니까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는 동생이었다"면서 "1년이면 추석과 설 연휴 때 동생을 봐왔는데 이제 그마저도 볼 수 없게 됐다"고 울먹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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