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여성도우미 10명 가운데 3명은 불법체류자예요”

지난 2일 새벽 2시30분께 전주시 완산구 농협중앙회 중화산동지점 인근 S노래방.

주류 판매와 도우미 알선을 요구하자 단속을 의식한 듯 일행을 ‘유심히’ 훑어보던 업주는 “오늘은 손님이 많아 15분 가량 기다려야 된다”며 하나 남은 30m² 남짓한 방으로 안내했다.

10여 분이 지나자 짧은 치마와 V자로 깊게 파인 상의 등 과도한 노출의상에 짙은 화장을 한 여성 도우미 2명이 노크하며 들어왔다.

“오빠들 잘 생겼어요. 신나게 놀아요”라며 첫 인사를 건넨 이들은 예민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한국어에 매우 능통했다.

4년 가량 인근 노래방 도우미로 함께 일하고 있다고 말한 이들은 모두 중국에서 온 불법체류자 신분. 옆자리에 앉은 한 여성도우미는 “다른 동네는 모르지만, 도청 인근 노래방의 여성도우미 10명 중 3명은 한국 사람이 아닌 중국에서 왔거나 조선족”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유빈·유선(30대 초·중반)이라는 가명을 쓴다고 덧붙였다.

본지가 지난해 12월 수차례 보도한 노래방의 주류판매와 여성 도우미 알선이 여전히 성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당국이 불법체류자 단속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같은날 새벽 1시께 중화산동 K노래방도 여성도우미 2명 모두 불법체류자였다.

한국에 온 지 3년 가량 됐다는 이들 역시 한국어 구사에 문제가 없어 보였고, ‘한족’출신임을 강조했다.

대화가 끝나자 이들은 앞서 접대한 곳에서 과음을 한 탓인지 상반신을 드러낸 채 ‘팁’을 요구했고, ‘목적’을 달성하자, 노출수위는 극에 달했다.

또다른 B노래방은 여성도우미 2명 중 1명이 중국인이었다.

중국 국민가요로 잘 알려져 있는 ‘첨밀밀’을 중국어로 부르자, 흥얼대며 따라 부르기도 했다.

수빈(가명)씨는 “외국인 여성 도우미 대부분은 연예 비자로 입국한 불법체류자”라며 “한국 남자와 결혼했다가 이혼한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여자들보다 적은 금액인 5만원이면 2차도 가능하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전주시내 노래방의 불법영업이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소한의 보건검사도 받지 않은 불법체류자들이 넘쳐나고 있어 사회문제로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법무부 전주출입국관리사무소 서무과 유상남 담당은 “출입국사범과 위반조사, 강제퇴거 집행은 물론 동향조사 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한편, 지난해 도내 불법체류자(여성도우미) 적발건수는 1건으로 밝혀졌다.

/이승석기자 2press@jj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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