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동문학을 하게 된 동기는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어린이들로 하여금 고운 심성을 갖게 해주자는 교육적인 열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차츰 아동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한 것이다.”

아동문학가 서재균(74)씨가 오래전 전북아동문학회 좌담회에서 한 이야기다.

그는 어린이에게 고운 심성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화의 교육적인 면을 강조한다.

이는 그의 마음 저변에 항상 어린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흐르고 있다는 반증이다.

어린이를 생각하는 그의 마음은 할아버지가 손자를 바라보는 눈길과 같은 것으로 그가 어린이에게 꿈을 만들어줄 마음으로 글을 쓰는 것과 상통한다.

전북아동문학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그에 대한 이야기가 ‘문예연구’ 2010 봄호(통권 64호)의 ‘우리시대 우리 작가’로 소개됐다.

그는 1960년대 초 전주풍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할 때 ‘풍남 어린이’라는 어린이 신문을 발간했고 한국어린이신문지도협회 발기인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1964년에는 전북글짓기지도회를 창립하여 초대회장으로 취임했으며 글 모음집 ‘글벗’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런 그가 본격적인 아동문학가로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66년 첫 동화집 ‘햇빛이 노는 개울가’(문우당)을 출간하면서 부터다.

1973년 두 번째 아동소설집 ‘아름다운 선물’(문우당)을 냈고 1977년 세 번째 아동소설 ‘산철쭉’을 출간했다.

서재균씨
1982년에는 ‘아동문예’에 전통문화를 주제로 엮은 ‘꼭두쇠’를 발표하고 이 작품으로 한국아동문학 작가상을 수상했으며 1986년에는 전북지방의 전설을 모아 동화로 엮은 설화집 ‘천배산의 북소리 1, 2’를 펴내 이 공로로 전라북도 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자전적 에세이 ‘어느 늙은 노스탤지어의 귀향’을 내기까지 수많은 아동소설과 동시집, 산문집을 펴낸 그는 아동문학계의 선구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휴머니스트가 꿈꾸는 그리운 노래’를 통해 서재균을 조망한 작가 김자연씨는 그의 아동문학관에 대해 이렇게 얘기하고 있다.

“서재균이 아동문학에서 형상화하고자 하는 꿈은 환상적인 것이 아닌 지금의 현실 속에서 미래를 생각하는 꿈이다. 그러므로 그는 환상적이거나 우화적인 이야기보다는 현실에 있음직한 사건을 다루는 아동소설을 주로 썼다.” 그러면서 “서재균 문학은 향토색 짙은 전통문화에 문학적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있으면서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따뜻한 인간성을 바탕으로 한다.

그는 가난과 현실의 고통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고 그들이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는 꿈을 그의 작품을 통해 구현해온 작가다”고 말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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