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 줄포면에 가면 ‘은빛갈대 서빈노을 자전거마을’이란 긴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다.

너무 세련된 이름이어서 최근에 생긴 전원마을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지 않다.

1900년대 초 우리나라 4대항의 하나로 손 꼽히던 줄포항이 있던 마을이다.

줄포항의 쇠락과 함께 기억에서 사라졌던 마을이 ‘은빛갈대 서빈노을 자전거마을’이란 이름과 함께 되살아나고 있다.

/편집자주  

▲줄포생태공원과 서빈마을

서빈마을은 부안에서 오면 줄포면 초입, 줄포천과 줄포만이 만나는 곳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줄포천 하구의 저류지는 자연 갈대숲이 군락으로 넓게 분포돼 있고 야생화 및 습지가 자연 형성돼 있는 곳이다.

1999년 상습적인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방조제를 축조했으며 갯벌의 소금기를 왕겨를 이용한 방법으로 제거, 2003년부터 공사를 거쳐 줄포생태공원으로 탈바꿈 했다.

방조제 바깥쪽 갯벌은 2006년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됐으며 올해 1월에는 람사르 습지로 새로 지정·등록돼 생태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줄포시장 사거리에서 바둑공원 가는 길까지 기존 도로를 폭 15m로 확장해 꾸미는 ‘해의길’ 공사가 진행중이며 이를 바둑공원과 연계한 ‘해의길 유원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부안군은 이같이 귀중한 관광요소를 한데 묶어 개발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방문객에게 여가 및 휴식공간의 제공과 자연학습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위한 여러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부안군은 생태공원조성목적으로 △자연생태계의 보전 및 무분별한 환경훼손 방지 △지역내 특화된 다양한 여가활동 공간마련 △주변 도시민의 휴양휴식을 위한 공간 마련 △해양과 인접된 자연생태환경의 학습 및 교육문화의 장으로 활용을 꼽고 있다.

▲서빈마을의 변화

서빈마을에는 현재 약 2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손경섭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추진위원장(67)은 “한때 거리를 지나다 보면 어깨가 부딪힐 정도로 사람이 많았고 ‘줄포에 돈 실러가자’는 말이 나올 정도로 흥청거렸던 곳이 바로 줄포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런 줄포항이 토사로 인해 수심이 낮아지면서 선박의 입출항이 곤란해졌고 이에 따라 어업조합과 부두노조가 곰소로 옮겨지면서 결국 폐항의 아픔을 겪게 됐다.

이후 긴 침체의 시간을 보낸 서빈마을이 탈바꿈하게 된 계기가 바로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주민공동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2007년 행정자치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지방자치단체 우수계획 공모’ 결과, 전국 30곳의 ‘명품마을’ 대상지로 선정됐다.

이후 3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면서 서빈마을이 명품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먼저 16일 개관식을 갖는 줄포문화의 집. 마을회의 장소와 함께 동네 아이들 공부방과 어르신 취미휴식 공간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또 3층에는 마을 경제사업으로 콘도형 숙박시설이 들어선다. 3개의 객실은 깨끗한 시설로 방문객들로부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또 문화의집 옥상에 올라보면 줄포만이 보이는데 낙조는 전국 최고의 장관이라는 게 마을주민들의 자랑이다.

또 개통을 앞두고 있는 자전거도로는 줄포생태공원과 해의길 유원지, 그리고 서빈마을을 하나로 묶어주고 있다.

자전거도로는 총 5㎞를 개설할 계획으로 1차로 3㎞가 우선 개통된다.

황토길로 2㎞, 컬러보도블럭으로 1㎞가 서빈마을 입구에서 옛 물길을 따라 방조제로 이어진다.

논밭을 사이에 두고 달려온 자전거 도로는 방조제 도로를 만나 자전거 이용객들에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안을 달리는 기쁨을 만끽하게 한다.

도로 3곳에 쉬어갈 수 있는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현재 마을입구에 2동의 자전거대여소가 마련돼 이곳에 200대의 자전거가 관광객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소득은 주민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점이라고 말하는 손경섭 추진위원장은 “이번에 준공되는 문화의집과 자전거도로를 주민들 지혜를 모아 효율적으로 운영, 활성화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손경섭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추진위원장 인터뷰

손경섭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추진위원장
“전주 코아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설명회가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손 추진위원장은 이날 설명회를 통해 소극적이었던 마을 주민들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그 결과 문화의집과 자전거도로 준공의 기쁨을 맛보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주민공동사업이라는 점에서 사업추진 기간의 작업들은 사라져가던 마을 공동체 정신을 되살리는 계기 됐다고 한다.

하지만 손 추진위원장의 꿈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줄포항에 예전처럼 조기잡이배나 쌀을 운반하는 배를 띄우지 못하더라도 옛 항구자리에서 방조제까지 약 3㎞의 물길에 황토돗단배를 띄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태공원내 조성된 물길과 연결을 시킨다면 또 하나의 명물이 탄생한다는 것이다.

“관광객들에게 어떤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제공하느냐가 바로 성공의 갈림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빈마을은 자연환경을 최대로 활용한 개발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환경과 주민, 그리고 관광객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마을이 바로 서빈마을입니다.”

/부안=강태원기자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