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하연호 후보는 76년 전북대 농대를 졸업한 이후 줄곧 ‘현장’에 있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전북도연맹 1기 사무처장, 전국농민회총연맹 감사 등을 지냈고 한미FTA저지 전북도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전북학교급식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힘내라 전북! 서민과 함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하 후보는 서민 표심을 잡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2일 하 후보의 사무실에서 도지사 선거에 대한 입장을 들어봤다.

-다른 정당 후보에 앞서 가장 먼저 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셨는데요. 출마 동기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을 심판해야 합니다. 또한 민주당 일당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지역 정치를 바꿔내야 합니다. 이번에 민주당 일색인 전라북도 의회는 시군의원 선거구를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4인 선거구를 하나도 남김없이 분할했습니다. 민의를 버리고 당리당략만을 챙기는 본보기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의 공천 파행은 또 어떻습니까?

원칙도 룰도 없는 통제력을 상실한 정치집단 아닙니까? 민주당 공천은 당선이라는 오만에 빠진 모습 그
자체가 아니고 뭐겠습니까?

이런 민주당의 전횡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이제 전북이 새롭게 발전하려면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농민으로서, 서민으로서 전북에서 쭈욱 살아왔습니다. 오랜 세월 농민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을 해 오
면서 고통 받고 있는 우리 도민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 왔습니다. 저 하연호는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과 고통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민주노동당 하연호가 민주당 독식구조를 타파하고 전북에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노동자 농민 서민의 편에서 항상 노력해 오고 있는 민주노동당 저 하연호야말로 전북을 서민들이 살 맛나는 곳으로 바꿔낼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민선 5기 전북도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누가 뭐래도 농민과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농민들 어떻습니까? 쌀값 폭락으로 상상도 못할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물가는 매년 올라갑니다. 비료값, 농약값, 인건비, 농기계 값은 매년 올라갑니다. 그런데 쌀값은 10년 전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전북 지사는 모르는 척 하고 있습니다.

저희 민주노동당 소속 오은미 도의원이 쌀값대책 마련하라고 20일 넘게 단식을 해도 모른 척 했습니다.
도민들의 고통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전북도지사는 자격이 없습니다.

농도인 전북에서는 반드시 농민들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농업을 살려야 합니다.

노동자 서민의 삶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일자리 창출도 매우 중요한 현안이 될 텐데요?

“그렇습니다. 일자리 문제는 전북 경제를 살리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마치 기업유치가 해답인 것처럼 다들 말씀하시는데 그거 꼭 그렇지 않습니다.

4년 동안 봐왔지 않습니까?

지방자치단체부터 지방 정부의 재정을 적극 활용하고 지역 사회의 힘을 모으면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 수 있습니다.

환경, 복지, 의료, 보육 등등 공공서비스도 확대하고 고용도 창출해서 도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민간위탁을 자제해 직접 고용을 확대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을 살려서 고용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야 합니다.

중소기업들이 몰려 있는 지역 산업단지를 살리기 위해 기금을 조성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노동자, 서민들의 삶을 안정시키면 도민들의 호주머니가 두툼해집니다.

내수가 살아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선순환될 수 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유치에 대한 후보님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LH 통합공사 본사 유치와 관련해 말씀 드리면, 이명박 정권 들어서 이 두 공사를 강제로 합병해서 문제가 꼬였고 결국 전북과 경남이 싸우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그러니 근본적 문제는 이명박 정부에 있는 것입니다.

쉬운 문제는 분명 아닙니다만 그 취지에 맞게 하면 될 거라고 봅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농업 관련 기능을 가진 6개 기관을 예정대로 전북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본사를 분산배치하자는 현재 전라북도의 안은 괜찮은 안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경남이 수용하지 않고 있어 마냥 늦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경남이 제안한 기능군 맞교환안, 즉 주택개발 관련 공사를 LH통합공사와 함께 전북으로 옮기고 농업 관련 기능을 갖고 있는 6개 공기업을 경남으로 옮기는 일괄배치안은 일단 전북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두 도가 서로의 입장만 고집하고 있어서는 아무 일도 안 됩니다.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취지에 맞게 전북과 경남이 합의할 수 있는 안을 만들기 위해 전북에서 먼저 정치력과 협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선거를 야권 일각에선 MB 중간평가라고도 합니다. 이명박 정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은 집권 2년 동안 재벌과 부유층의 이익에는 철저히 복무하면서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은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부자들의 세금은 5년간 무려 96조원이나 깎아주고, 22조원의 혈세를 낭비하는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부자감세로 인해 지방 재정과 교육 재정, 그리고 복지예산은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비정규직으로라도 좋으니 일자리만큼은 서로 나누자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절규에는 무자비한 공권력과 폭력으로 화답했습니다.

공무원, 교사들의 헌법적 권리와 노동3권을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가혹한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후보 스스로에 대한 장단점을 꼽는다면?

“장점은 어떤 시련과 고난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을 신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제가 살아온 이력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생을 한 눈 팔지 않고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통일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지난 80년 광주민중항쟁과 87년 6월 항쟁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민주주의를 위해 열심히 싸웠습니다.

평생의 대부분을 농민운동을 하면서 자본주의의 발전과 수입개방 등으로 2중, 3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농민들과 생사고락을 함께 해 왔습니다.

그리고 못 배우고 가난한 사람들도 사람 대접 받는 세상을 만들려면 정치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해서 지금은 진보정당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신념은 노동자, 농민, 서민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 받고 어려운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단점은 직접적인 행정 경험이 부족한 것이 약점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행정 전문가는 전라북도 도청에 훌륭한 공무원들이 많이 계십니다.

또 전라북도 곳곳에 각 분야마다 전문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도지사는 철학을 가지고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지방 정부의 수장입니다.

제 부족한 점은 여러 훌륭한 분들의 의견을 잘 모아서 노동자 농민 서민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도록 꿋꿋하게 일을 추진해 나가면 보완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민주노동당과 당의 도지사 후보로서 도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텐데요.

“민주노동당이 10년 전부터 주장해 온 친환경 전면 무상급식, 교육감과 협의해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지난 4년 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저희가 무상급식, 무상의료 얘기를 참 많이 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민주노동당 공약은 참 좋다면서도 그런데 그게 가능할까 하며 의심하시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민주당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한나라당까지도 무상급식 얘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습니다.

반드시 친환경 무상급식을 전면 실시해서 아이들이 차별 없이 해맑게 자라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저희 민주노동당은 무상급식을 넘어 무상교육을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교복, 학습준비물, 학교운영지원비 등등 아직도 부모들의 부담이 큽니다.

무상교육, 실질적인 의무교육 민주노동당이 해내겠습니다.

또한 무상의료를 실현해 나가겠습니다.

감히 말씀드리건대 저희 민주노동당이 시대를 앞서서 진짜 사람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과 방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장시간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김일현기자 khe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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