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 교수로 충남 연기군 조치원에서 마을 이장을 하고 있는 강수돌 교수가 ‘나부터 마을 혁명’(산지니․1만5천원)이라는 책을 내놓았다.

‘고층아파트 저지투쟁과 마을공동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005년 5월부터 강수돌 교수가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을 하며 주민들과 함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운동을 해왔던 기록이다.

강 교수가 마을과 자연을 지키는 일에 마을 주민들이 혼신을 다해 함께 나서고 지키려고 했던 그 ‘과정’은 결국 아파트 반대 소송에서 패소해 참담한 결과로 끝났지만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또한 건설자본이 2007년부터 온갖 탈법과 주민 이간질 등으로 시작한 고층아파트의 건설 결과는 참담했다.

2% 분양률에도 못 미치고 자금이 돌지 않아 흉물 시멘트 덩어리만 남겨놓은 채 공사를 중단하고 철수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자본이야 손해를 좀 보고 떠나면 그뿐이지만 남겨진 시멘트 덩어리 때문에 주민의 환경권은 무참히 훼손되었다.

그런데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 비참한 상황이 현실이다.

강수돌 교수는 아파트 공사를 막지는 못했지만 이 싸움을 통해서 진정한 마을 주민이 되었음을 커다란 수확으로 여긴다.

마을 한쪽에서 조용히 살던 사람이 비로소 온전한 마을 주민이 된 것이다.

마을과 자연을 지키는 일에 마을 주민들이 혼신을 다해 함께 나서고 지키려고 했던 그 ‘과정’은 이후 생동하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강수돌 교수가 이장 임기를 맡는 동안 신안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2008년에 시작된 ‘신안리 골목축제’는 올해로 3회째를 맞았는데, 마을 주민들과 이웃한 고려대, 홍익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자율적 문화창조와 공동체문화의 모범이 되고 있다.

마을회관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쓰기 교실이 열리고, 작년에는 2,500여 권의 새 책으로 마을도서관까지 만들었다.

이 책 마지막에 실린 ‘잘못된 개발 사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풀뿌리 운동 매뉴얼’도 눈길을 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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