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일 우석대 총장.

세계인과 공명하는 한국형 스토리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여 년 간 꾸준히 우리의 전래설화를 바탕으로 외국어로 동화를 창작해 온 라종일 우석대 총장이 2009년에 선보인 ‘비빔밥이야기’에 이어, 근작 ‘낙동강’을 한국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국․영 합본으로 출간했다.(형설라이프 刊)

‘낙동강’은 60년 전, 동서 양진영 사이의 사활적 패권다툼으로 인해 한국 역사상 가장 큰 폭력과 파괴가 자행되었던 시대의 비극을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토대로 반추하고 그 의미를 재조명하고 있는 동화이다.

태고 이래로 평화와 풍요의 공간으로서 우리 민족의 젖줄과도 같던 낙동강을 배경으로, 그에 의지해 인간적 삶을 영위해 가던 평범한 민중들이 현대사의 격랑에 휩쓸리는 모습을 성찰적 관점으로 그려냈다.

저자가 “우리는 매일 흐려져 가는 기억을 되찾아 새롭게 해야 한다”고 프롤로그에서 밝혔듯이, 시간의 먼지 속에 덮여가는 우리 현대사의 질곡을 신선, 도깨비, 도사 등 한국인의 삶과 심층의 정서를 대변하는 우리 고유의 이야기들을 이용해 되짚었다.

화자의 내레이션과 도사의 행적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동화는 우리 현대사의 불편한 진실을 다루면서도 빗자루도깨비, 신선과 나무꾼 등의 설화들을 에피소드로 가미해 읽는 재미를 한층 높였다.

저자는 전쟁의 참상을 돌아보는 데 그치지 않고, ‘맷돌을 갈아도 살아나오는 바구미’처럼 극심한 고통 속에서도 그것을 견디어 내고 살아남는 사람들이 있기에, 한 세상이 가고 새로운 세계가 올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함께 전하고 있다.

‘낙동강’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해 모두 7부로 구성돼 있으며, 삽화는 우석대 오정현 교수(아동복지학과)가 그렸다.

출판기념회는 24일 오후 3시 장충동 서울클럽 한라산 룸에서 열린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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