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평화운동가 미야타 유지씨.
환경을 위해 지구를 걷는 청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일본인 환경평화운동가 미야타 유지(28)씨는 “자연은 그대로 두어야 한다.

강은 그대로 흐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의 뜻을 우회적으로 내비췄다.

유지씨는 24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하는 한편, “(4대강 사업으로 자연이 훼손되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며 심정을 전했다.

그는 그러나 정부의 정책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환경문제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고 해결을 위해 나설 때 비로소 해결될 수 있다는 본인의 소신 때문이다.

유지씨는 “내가 하는 일은 발이 닿는 곳의 지역 주민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활 속에서 개개인이 환경보호를 실천할 수 있도록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라며 “주민들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질 때 환경은 아름답게 보전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지씨는 환경평화운동가로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세계를 걸으며 나무를 심고 있다.

나무를 심는 것이 환경과 평화와 관련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가장 단순하고도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판단에서다.

유지씨가 현재까지 세계에 심은 나무는 700여 그루에 달한다.

또 중국과 대만, 베트남, 한국, 일본 등을 직접 발로 뛴 여정도 총 2천700㎞의 거리에 이르고 있다.

영국의 환경운동가 폴 콜먼씨의 영향으로 지난 2007년 세계를 걸으며 메시지를 전하기 시작한 유지씨는 8개월 간 콜먼씨와 함께 도보를 다니다 홀로서기에 나섰다.

혼자 하게 된 일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늘 응원하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있어 외롭지 않았다고. 유지씨는 “혼자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에 혼자 걷기 시작했지만 마음처럼 쉽지는 않았다”며 “그래도 열심히 걷다 보면 많은 사람들이 격려를 해 준 까닭에 더욱 활동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했다.

특히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총회의 열 번째 행사를 기념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던 지난 2008년, 유지씨는 많은 인파가 자신을 기다리며 응원해 준 것을 다시 한 번 사명감을 마음 깊이 새기는 계기로 삼았다.

유지씨는 현재 2012년 영국 런던 도착을 목표로 하는 대장정에 올라 있다.

이를 위해 지난 2009년 1월 1일 경북 영양을 출발했으며, 포항과 울산, 제주 등의 국내 도시를 포함해 일본 오키나와와 대만 등을 거쳤다.

현재는 베트남 호치민시티까지 걷기를 마친 상태다.

한국은 그에게 특별한 동기를 부여하는 나라다.

유지씨는 한국에서의 활동을 통해 양국 간의 우호 증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자신의 활동이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우호적으로 바꾸지 않을까하는 기대인 것.유지씨는 “한국과 일본을 일컬어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지만, 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한국에서의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지난 2004년 어학연수 차 한국에 처음 건너 온 그는 현재 연세대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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