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때 까지 가자“아픈 몸이 아프지 않을때 까지 가자.”<김수영 시인 ‘아픔 몸이’ 일부>

우리나라 산 400여 곳을 올랐고 8대강과 삼남대로, 영남대로, 관동대로 등 옛길 구석 구석을 걸으며 40여권이 넘는 책을 저술했던 신정일씨.

문화사학자이며 걷기 운동가인 신정일씨가 ‘두 발로 쓴 대한민국 국토 교과서-신정일의 신 택리지’(타임북스, 값 1만 6천원) 시리즈 10권 가운데 3권을 먼저 출간했다.

출간 된 책은 ‘살고 싶은 곳’ ‘전라도’ ‘경상도’편. ‘신정일의 신 택리지’는 지난 2004년 출간한 ‘다시쓰는 택리지’를 5년간의 도보 여행과 자료를 보태 대폭 수정 보완 한 것.

이중환(1690∼1756)의 ‘택리지’는 실학이 부흥하던 시대를 배경으로 쓰여진 종합지리지.신택리지의 ‘살고 싶은 곳’편의 경우 ‘복거총론’을 위주로 현대적 관점에서 다시 풀어냈다.

복거총론(卜居總論)에서 사대부가 살 만한 땅의 조건과 사례를 구분했다.

바로 지리(地理), 생리(生理), 인심(人心), 산수(山水)다.

‘지리’는 수구, 야세, 산형, 토색, 수리, 조산, 조수를 따지고 ‘생리’는 토지의 비옥함과 물자 교역과 유통의 이점을 ‘인심’은 세상풍속이 아름다운 곳, ‘산수’는 산천의 아름다움을 따졌다.

하지만 이 네 가지 기준에 부족하더라도 ‘살고 싶은 곳’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신정일작가
세월을 넘어 청화산인(이중환 호)과 교감하면서 자고 나면 변해가는(?) 우리 국토의 아픔까지 보듬고 걸어가는 그의 이야기가 ‘신택리지’를 통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남겨 준다.

‘사람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으로 이 땅 구석구석을 누구보다도 많이 걸었던 그의 발이 쓴 국토교과서’라고 평가를 받았던 ‘다시 쓰는 택리지’의 완결편에 대한 기대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걷는 다는 것은 나를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길 옆 풀 한 포기에도 이야기가 있습니다. 길 위 흙 한줌에도 기쁘고 때론 서러운 역사가 있습니다. 고개 넘어가다가 또 강을 건너가면서도 우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람을 만납니다. 이 모든 게 저에게는 스승입니다. 그래서 나를 만나는 곳이 바로 길(道)입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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