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문학을 문학사와 작가론, 작품론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출간 됐다.

오하근 원광대명예교수가 ‘전북현대문학 <상, 하>’(신아출판사)을 펴냈다.

이 책 가운데 제1장 문학사에 실린 ‘전북현대문학평론사’에는 눌인 김환태(1909~1944)와 절산 윤규섭(1909~?)에 대한 평가가 눈길을 끈다.

오하근교수
1930년대 한국 문학비평계에서 대립적 위치에 있었던 두 사람이지만 전북(무주, 남원)에서 같은 해(1909년) 태어나 전주고보에서 1년여를 같이 공부한 사이다.

1930년대는 탈이데올로기의 순수 문학의 시대라는 평가와 이는 일제에 대한 항복으로 식민지 문학으로 전락했다는 상반된 평가가 부딪치는 시기로 김환태와 윤규섭은 이 상반된 지점에서 각기 비평을 펼쳤다.

김환태는 목적주의 문학을 철저히 배격했다.

‘예술의 순수성’(조선중앙일보 1934년 10월), ‘나의 비평태도’(조선일보 1934년 11월) 등의 평론과 그의 평론의 바탕이 된 매셔 아놀드와 월터 페이터의 문학사상을 소개한 이래 40년까지 수많은 인상주의적 비평을 발표하여 순수문학의 이론 기초를 닦고 이를 옹호했다.

그는 1936년 정지용, 이태준, 김기림, 박태원, 이상, 김유정 등의 순수문학단체인 ‘구인회’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했지만 1943년 낙향, 이듬해 세상을 떴다.

그는 또 어려운 비평 문장을 쉬운 문장으로 바꾼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반면 윤규섭은 문학에서의 사상성 회복을 중요시했다.

‘문단항변’(조선일보 1937년 4월)으로 데뷔하여 ‘휴머니즘론’(‘비판’ 1937년 7월)  ‘문학의 재인식’(조선일보 1937년 11월)등의 평론을 남겼다.

그는 “작가는 현실의 여러 현상을 개괄하여 얻은 추상적인 시대정신을 허구를 통하여 구상적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한다.

또 카프문학의 도그마를 인정하면서도 이를 시정하려기 보다 일제의 탄압을 당연한 양 치부하는 문단의 행태를 비난했다고 한다.

이처럼 두 사람은 당시 전북 뿐 아니라 한국 문학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 작고 작가뿐 아니라 현역 작가들의 작가론과 작품론도 눈길을 끌고 있다.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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