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박종문 전북도 정무부지사(57)의 약력은 꽤 특이하다.

그 동안의 정무직 임원과 같은 행정이나 정치 경험은 전혀 없지만 언론 경력만 30년에다 방송국 자회사 CEO를 지내며 경영 능력을 겸비했다.

게다가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관선시절 남원시장을 역임할 당시, 출입기자로 잠시 인연이 있었을 뿐 특별한 인연도 없다. 하지만 서도 그의 표현대로라면 ‘내가 바로 코드인사다’고 당당히 밝힌다.

“난 코드란 말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손발이 맞는 게 코드 아니겠나? 그런 점에서 보면 김지사의 도정 방향이나 마인드, 현안들의 쟁점을 꽤 뚫어 보는 통찰력 등이 나의 소신과 다르지 않아 통합과 소통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몇 번 해보지 않은 간부회의였지만 업무스타일 코드가 비슷해 놀라곤 한다”고 말한다.

그에게는 또 한가지 ‘정치에 뜻이 없는 인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도가 인선 폭이 좁더라도 처음부터 정무직에 충실할 인물을 찾았기 때문이다.

박 정무지사가 도의 바램 대로 중앙부처와 국회, 도의회, 시민단체, 언론 등에서 통합의 지혜를 발휘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 22일 그의 집무실에서 ‘도지사의 보좌는 물론 행정부지사와의 역할분담을 통해 도정의 윤활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심층 인터뷰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 민선 5기 출범과 함께 정무부지사로 취임하신 걸 축하 드립니다. 나고 자란 고향이기에 더욱 어깨가 무거우실 텐데. 도정파악은 어느 정도 하셨나요?
- 현재 해당 실국별 업무보고를 듣고 있는 정도이지만 어느 정도 주요 현안과 쟁점 등은 파악을 하고 있다.
정무부지사는 대외 행사에 많이 가는데 관련 분야의 도정 현황을 모르면 안되기 때문에 앉을 수 있는 여유만 있다면 집에 가서도 공부를 하고 있다. (그가 집무실 탁자 위에 쌓여 있던 20여권의 파일을 들추며 말했다.) 이게 민선5기 정책들과 프로젝트의 중점사항을 정리한 파일이다. 전략산업분야 등 성장동력산업 부문의 용어가 어려워 고생은 하고 있지만 전북의 비전을 만들어가는 분야이니 쉼 없이 공부할 예정이다. 
 

▲ 취임식에서 소통의 가교 역할을 맡겠다고 하셨습니다. 소통을 강조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도민들의 민선5기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 보다 크다고 생각합니다. 민선5기 도정은 일자리와 민생, 새만금을 3대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민선4기 성과를 기반으로 이를 실천하기 위해 10대 시책 100대 과제를 확정했습니다..
이에 새만금을 포함한 100대 과제를 착실히 실천해 나가고, LH공사 본사이전 등 주요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의회와 정부, 국회와 사회단체·언론기관을 포함한 전도민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국 도민의 역량을 결집시키는 관건이 ‘소통’입니다. 민선5기 도정의 화두도 ‘소통’이기에 소통책의 역할이 제게 주어진 임무라 생각하고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미에서 강조했습니다.
 
▲ 지역에서 오랜 언론인생활을 하셨는데 인선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임용대상자 입장에서 인선배경에 대해서는 잘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실천을 통한 완성도 제고에 무게를 두고 있는 민선5기 도정의 부지사로는 대내외적인 원활한 소통으로 도민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본래 정무기능에 무게를 두었지 않나 싶습니다.
이러한 인선기준에 따라 도의회, 정당(국회), 사회단체, 언론기관 등 각계각층을 망라해 소통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사람으로, 30년 이상 언론계에 몸담아 온 토박이 언론인인 저를 적임자로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전라북도와 도민들을 향한 김 지사의 열정과 도정 철학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흔쾌히 수락하게 됐습니다.
 
▲ 정무부지사직이 6개월 동안 공석이었기에 업무가 단절되고, 이행이 쉽지만은 않으실 텐데.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
-저는 도민들의 여망에 대해서 만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우선 고향 발전을 위해 제2의 출발을 한다는 각오와 함께 마음의 문을 열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집무실 문을 활짝 열고 청원의 소리 도민의 소리 등을 귀담아 듣고 있습니다. 해당부서의 업무보고를 통해 대내외적으로 제가 해야 할 업무내용이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이기 때문에 6개월간의 정무기능 공백을 최소화 시켜 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행정 경력이 전무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완해 나가실지..
-제가 직접적인 행정 경험은 없지만 지역사회에서 오랜 동안 언론계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공직사회 분위기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드라마에 비유하면 도청 공무원들은 주연급이고 저는 조연급에 해당됩니다.
제 판단이 틀리지 않다면 도청공무원들은 행정의 달인으로서 앞서가야 살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이 주연들의 연기가 돋보이고 빛이 날 수 있도록 조연의 역할을 맛깔스럽게 해 낼 작정입니다.
주연급인 도청무원들께서는 가장 좋은 드라마를 완성하겠다는 각오로 지금과 같은 열정과 진취적인 기상을 끝까지 견지해 나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내겠습니다.
 
▲ 본인에게 주어진 가장 막중한 임무가 있다면 어떤 걸 꼽으시겠습니까.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민선4기에 쌓아진 추진기반을 바탕으로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주요 현안을 역동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해서는 각계 각층의 도민역량을 결집시키는‘소통’의 강화가 무엇보다 급선무라고 봅니다.
따라서 제가 정무부지사라는 중책을 통해 김 지사를 도와‘소통’부지사로서의 역할을 다해 나가는 것이 가장 큰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언론계에서 쌓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제 역량을 총동원하여 정계와 재계, 중앙정부와의 교류를 확대하고, 각계 각층의 인적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도민들의 관심이 큰 LH공사 본사 유치와 관련하여 어떤 역할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현재 전라북도는 LH공사 본사유치를 위해 사장단 24.2%를 달라는 분산 배치안 관철 노력중입니다. 지난 6월 9일 당정협의회에서도 LH이전과 관련해서 분산배치를 일관되게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의견이 결집된 상태입니다.
명품혁신도시 건설을 위해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관련 기관농업 관련 6개 기관 유치는 전략사업인 식품산업과 관련하여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그동안 지켜온 원칙과 절차를 토대로 최선을 다해 유치토록 하겠습니다.
 
▲ 새만금을 비롯하여 국가예산 확보 등 주요 현안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치권과의 교감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향후 계획은?
-국가예산과 새만금 등 전라북도 주요 현안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중앙 정치권의 협조는 필수 요소입니다.
중앙정치권과의 교감을 위해 민주당·도 정책간담회, 주요 상임위 방문, 설명회 개최 등을 실시하고, 우리 도에 연고가 있는 여당 국회의원과 보좌진을 포함하여 여당까지도 동원 가능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나갈 생각입니다.
특히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현재 진행중인 기재부 심의 (7월~9월)과정에서 부처 미반영과 일부 반영사업은 추가 반영, 전액 반영사업은 삭감되지 않도록, 도내 국회의원은 물론 연고가 있는 여당 국회의원 방문 현안사업 설명해 나가겠습니다.
또 가장 중요한 예결위 심사시 도내 예결위 소속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여·야를 초월한 국가예산 확보 활동이 전개될 수 있도록 예결위원을 방문하여 쟁점사업에 대한 필요성 및 시급성을 설명하는 등 핵심사업의 예산 추가확보 노력을 국회 마지막 확정 및 의결단계까지 실시할 계획입니다.
 
▲ 끝으로 도민께 각오 한 말씀.
-정무부지사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도민들이 원하고 전라북도에 무엇이 필요한지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어머니와도 같은 고향전북을 위해 이제 제가 보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전북발전을 위해 주춧돌 하나라도 더 쌓겠다는 각오로 도민여러분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습니다.

■ 박종문 정무부지사는 누구? =전주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섬유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지난 1978년 전주 MBC(주) 입사해 보도국장과 편성제작국장, 전주 MBC프로덕션 사장 등을 역임했다.

 /박정미기자 jung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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