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인간 김대중'을 만나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상을 담은 사진집 ‘사랑의 승자’가 출간됐다.

이 책에는 1991년부터 1998년 시절에 이르기까지 정치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이 아닌 아버지로 남편으로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실렸다.

저자 오동명은 1998년 한국기자상(출판 부문), 1999년 민주시민언론상(특별상) 등을 수상한 전직 기자.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 말 ‘중앙일보’ 홍석현 사장의 세무 비리가 국세청 조사에 의해 밝혀지자 중앙일보는 ‘언론탄압’이라며 정부를 공격했다.

이때 그는 언론의 바른 역할을 강조하는 ‘언론탄압이라고 주장만하기에 앞서’라는 제하의 대자보를 사내에 붙이고 중앙일보사를 떠났다.

사진기자 시절 오동명은 1991년 화장실에서 우연히 소변을 보다 김대중 후보를 만난 인연을 시작으로, 보도사진 속에 사람들의 일상을 담으려 노력했다.

정치인으로서 고통과 좌절의 시간을 견뎌야 했던 김대중과 기자로서 고민하며 살던 사진기자 오동명의 인연이 이 사진집을 낳은 계기였다.

저자는 김대중의 유품이 되고만 ‘사랑하는 가족에게: 김대중 옥중서신 모음’에 유난히 사랑이라는 단어와 자유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는 사실을 느꼈다.

이를 보며 인간으로서 감내하기 어려운 고통과 치욕을 겪은 김대중이 남긴 메시지가 한 개인의 아픔을 넘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으리라는 심정으로, 책에서 뽑은 김대중의 어록과 예전에 나눈 대화를 기록한 메모를 엮어 한 권의 독특한 사진집으로 완성했다.

“내세울 것 없는 이 작은 사진집이 한 개인의 위인전 격인 사진 모음이 아니라, 희망의 서(書), 지혜의 서, 그리고 참된 처세의 서가 되길 기대한다”는 저자의 맺음말에는, 고인의 말마따나 매정한 비판이 아닌 애절한 사랑의 심정이 깊이 배어있다.

생각비행에서 펴냈으며 가격은 1만9천원.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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