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강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해 오히려 더 인기가 높아진 독일 이자르 강을 아는가? 1968년 폭파 이후 그냥 내버려뒀더니 스스로 살아나고 있는 서울 밤섬을 나는가? 서울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가 엮은 ‘한강의 기적’은 죽어 있는 한강을 복원하자는 얘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4대강의 미래가 지금의 한강이 돼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는 박창근 교수, 최병성 목사, 홍성태 교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2009년 10월부터 여러 차례 세미나와 현장 답사, 리서치 등 한강 ‘탐구’를 한 뒤 그 연구 결과를 책으로 펴낸 것이다.

한강 르네상스니, 한강운하니 하는 사업들은 많은 논란 속에 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개발을 멈추고 복원을 하자는 필자들은 그 근거로 객관적인 수치와 사례를 제시한다.

그리고 객관적인 근거에 바탕을 둔 한강 복원의 뜻을 널리 알리고자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이들은 말한다.

“한강은 ‘강’이 아니다. 흐르지 않는다. 그저 콘크리트에 갇힌 ‘수로’일 뿐이다.”

구불구불 흐르던 한강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1960년대 박정희 정권 때부터지만, 지금의 모습으로 완전히 변해버린 건 1980년대 전두환 정권 시절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종합개발사업’이라는 이름 아래 한강에는 댐(잠실보와 신곡보)이 들어섰고, 콘크리트 둔치가 생겼으며, 거대한 자동차 전용 도로가 들어섰다.

한강에는 이제 도요새와 물떼새, 큰고니가 날아오지 않고, 은어와 황복, 황쏘가리도 살지 않으며, 물억새와 갈대숲도 자라지 않는다.

그렇다면, 한강을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걷어낼 수 있는 콘크리트를 걷어내면 된다.

유람선을 띄우려고 수위 조절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기능도 없는 신곡보와 잠실보를 철거하고, 한강 둔치의 콘크리트를 걷어내면 된다.

그리고,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모래톱을 되살리는 강 복원은 이미 전세계에서 유행 중이다.

지은이 서울환경운동연합과 대한하천학회, 이매진 출판, 값 1만 3천원. /이병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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