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오랜 역사를 거쳐 고유 문화의 숨결을 담아낸 것들이 많다. 이를 통해 우리는 까마득히 먼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그 속에 녹아흐르는 정신과 실용성을 오늘날에 되살려보기도 한다.

 한지(韓紙)도 그 중의 하나다. 특히 고려 한지는 천년을 빛낸 우리의 종이다. 그러한 고려한지의 숨결을 지근 거리에서 느낄 수 있게 됐다. 완주군 소양면 ‘대승한지마을’이 조만간 우리 곁을 찾아오기 때문이다.
 
△ 소양 대승한지마을 개관 앞둬

 완주군은 천년의 역사가 담긴 고려한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소양 대승한지마을을 이달 15일 정식 개관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사업으로 선정돼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5억원이 투입됐다.

 15일 오후 3시부터 진행될 개관식 행사는 도지사, 지역 국회의원 및 정부 주요기관 담당자 등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풍물놀이와 개관행사, 한지 제조 체험 및 예원대 한지·조형 디자인학부 학생들의 한지 창작작품(30여점) 전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 대승마을은 한지의 명승지

 완주군 소양면 대승마을은 소양~동상간 2차선 도로변에서 약 20m 아래쪽에 위치해 있다.  마을 진입구는 좁지만 안은 넓은 항아리 모양으로, 노승 출동형 형태를 갖추고 있는 지형이다.

 마을 앞산은 승래봉(일명 문필봉), 뒷산은 두리봉으로 마을 전체가 안정된 형태로 도심과 가까우면서도 전원마을로서의 수려한 산수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마을이다.

 특히 소양면 지역의 경우 불과 198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최고의 한지 생산지로서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한지 생산과정에서 양잿물을 혼합해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폐수문제가 발생됨에 따라 그동안 운영되던 한지 공장들은 전주 팔복동으로 집단 이주하면서 마을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럼에도 예전 소양면의 한지업체 15개 중 신원리 권역 내에 10곳의 전통한지 생산 공장 및 장인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결국 이 곳은 ‘대승한지마을’의 개관을 계기로, 다시 한번 천년 고려한지의 전통 명맥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 주요 시설 및 기대효과

 대승한지마을에는 전통한지 제조·체험장과 한지 공예품을 전시한 승지관, 과거 초지공들의 숙소로 이용되었던 줄방, 한지의 전국적 유통을 책임졌던 동양산업조합 등 고건축물이 전통 한옥양식으로 재현돼 있다.

 이중 동양산업조합 건물은 종전 소양면 소재지에 있었던 것을 대승한지마을로 이전복원시켰는데, 앞으로 숙박시설로 활용된다.

 또한 승지관은 한지작품을 전시하고, 각종 사무를 수행한다.

 이밖에 한지 원재료인 닥나무를 삶는 아궁이 시설인 야외작업장도 들어서 있다.

 완주군은 앞으로 대승한지마을을 통해 지역 고유의 무형 자산인 전통한지 제조기술의 구현은 물론, 지역생산 닥나무 활용해 한지 제조·체험 및 상품판매의 기능을 수행케 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지역순환 경제 구조 확립 및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큰 기여를 한다는 것이다.

 임정엽 군수는 “오는 15일 개관식을 통해 완주군 대승한지마을은 제조·체험시설의 하드웨어를 구축하게 됨으로써 유구한 역사를 지닌 한지의 숨결을 현대에 재생산해내는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군수는 “향후 농림식품부 주관의 향토산업 지원을 통해 전통한지를 이용한 가공상품 기술개발, 마케팅 체제 구축 등 소프트웨어를 구축함으로써 명실공히 전국 최고의 전통한지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아울러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마련에도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완주=서병선기자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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