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폴 파머 '감염과 불평등'

 "폴 파머는 명쾌하고 견고하며 충실히 기록된 이 책을 통해 전염병이라는 악마가 곧 사회적 악마임을 밝히고 있다“ -르 몽드 디플로마티크

의사이면서 인류학자인 폴 파머(Paul Farmer)의 대표적 저서의 하나인 ‘감염과 불평등’(Infections and Inequalities, 1999)이 번역 출판됐다.

저자는 아이티, 페루 등 열악한 의료 현장에서 25년이 넘게 가난한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활동해 온 활동가로, 그는 현대사회의 경제적 과학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 발전의 산물을 같이 향유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서서, 오늘날 주류를 이루고 있는 담론들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분석하고 비판해 왔다.

#1 치료보다 예방이 먼저 총치예방을 위한 ‘ 치아홈메우기’ 나 ‘단 것 덜 먹기운동’을 펼치는 이면에 소년소녀가장이 치광에 가서 ‘치아홈메우기’를 선 뜻 받을 수 없는 현실과 오히려 어린이 TV 시청시간에 과자 광고를 많이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가난의 비극과 자본의 음습한 모습이 있다.

#2 에이즈 예방 콘돔 에이즈 예방을 위해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아프리카에 가서 ‘콘돔을 사용하세요’라고 외치면 에이즈 감염이 줄어들까? 하루 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아프리카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콘돔을 사는 돈은 사치다.

#치료를 발 받지 않는다 제대로 치료받기 위해서는 제 날짜에 진료받고 약은 제때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돈을 벌어야 할 날과 진료일이 겹치고 에이즈나 결핵약을  구입할 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

폴 파머는 이 책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는 구조적 억압에 눈을 떠야 한다고 말한다.

절대 빈곤의 구조를 외면하고 사람들의 문화적 배경, 개인 행태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자들을 질타한다.

‘감염과 불평등’의 번역 출판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전북지부(회장 정연호)가 전북 건치 창립 20주년(2009)을 앞둔 지난 2008년부터 기획한 사업.출판실무를 맡았던 건치 회원 이성오씨는 “우리 사회가 신자유주의 등장 이후 심화된 양극화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불평등 문제가 국민의 건강권까지 위협하는 상태라는 진단 아래 ‘감염과 불평등’은 현실 분석과 미래 방향 제시에 좋은 교재라는 점에서 출판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참가한 회원은 정연호, 송정록, 권기탁, 김현철, 권병우, 이준용, 한지혜, 박상수, 오효원, 이성오, 김수진 등 11명. 모두 1, 2차 번역과 감수, 그리고 세미나를 거쳤다.

신아출판사에서 펴냈으며 책값은 2만2천원. /이병재기자 kanadasa@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