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故 리영희 선생의 생전 강연 모습.
지난 5일 별세한 사상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이영희 선생의 파란곡절로 점철된 생애와 사상을 조목조목 짚어낸 ‘리영희 평전’이 나왔다.

이영희 선생은 박정희 군사독재시절 중국과 베트남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선보이고 미국의 패권주의를 강도높게 비판한 '전환시대의 논리'(1974), '우상과 이성'(1977), ‘8억인과의 대화’(1977) 등의 저술을 통해 당시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같은 저술활동과 더불어 반독재투쟁, 통일운동 등으로 언론사와 대학에서 네 번 해직됐고, 5차례나 옥고를 치렀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투옥 당하자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는 그를 ‘사상의 은사’라고 불러 한국사회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평하기도 했다.

전 독립기념관장 김삼웅이 펴낸 ‘리영희 평전‘은 이같은 리영희의 생애와 사상을 다양한 프리즘으로 조명한 것으로 자서전 ’역정‘과 ’대화‘는 물론 십 수권의 저서와 수백 편의 글을 아우르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리영희론’을 수렴하여 정리하고 평한 최초의 책이다.

숱한 평전을 써온 저자의 지론대로 ‘평전은 시비를 치우침 없이 다루는 것’이지만 ‘실명비판으로 악명(?)을 떨친 강준만의 필하에서도 거의 유일하게 온전한’ 리영희인지라 역시 이 평전에서도 부정적인 부분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있다면 아들, 남편, 아버지로서 가족에게 소홀했다는 것이다.

그 엄혹했던 야만의 시대에 지식인으로서 ‘일인분의 역할’을 다하고자 했던 리영희로서는 가족을 제대로 돌볼 겨를이 없었겠지만 1989년 화갑을 맞아 그 ‘잘못’을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비로소 “가족의 사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제1장 ‘평생을 우상 타파에 바친 이성의 파수꾼’부터 제15장 '마지막 인터뷰' 등 모두 15장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독립운동사 및 친일반민족사 연구가이자 언론인으로 ‘민주전선’등 진보매체에서 활동했으며 ‘대한매일’(서울신문) 주필과 제7대 독립기념관장,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를 지냈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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