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염증치료제로 사용되는 목단피가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경희대 배현수 교수 연구팀이 목단피에 함유된 메틸 갈레이트(methyl gallate) 성분이 조절 T 세포의 이동을 효과적으로 차단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29일 밝혔다.

배 교수팀은 또 메틸 갈레이트가 암세포에 직접적으로 항암작용을 하지 않고, 면역력을 갖춘 동물에게는 뚜렷한 항암효과를 보이지만 면역력이 결핍된 동물에게는 효과가 없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의 한 종류인 조절 T 세포가 증가할수록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면역세포의 기능이 억제돼 생체내의 항암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고, 빠른 속도로 암을 증식시킨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따라서 지난 4년 간 조절 T 세포를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천연 한약재를 찾기 위해 270여종의 한약재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분석 연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은 성과를 이뤘다.

조절 T 세포 조절에 대한 연구는 지난 10년 동안 면역학계를 중심으로 큰 관심을 모았으나, 조절 T 세포를 선택적으로 제어하는 뚜렷한 약물이나 기술은 개발되지 못했다.

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암세포뿐만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독성을 일으키는 기존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물질을 한약재인 목단피에서 발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한약재를 이용한 차세대 항암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절 T세포는 과도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춘 T세포 중 하나로 면역기능에 필수적인 세포이며, 이의 결핍은 전신에 염증성 병변을 일으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증폭시키는 면역과잉 상황을 일으킨다.

반면 암세포 증식에 있어서는 조절 T세포가 암 조직 내에 침투해 다른 면역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암세포가 면역세포에 의해 제거되지 못하게 돼 암세포 증식이 촉진되는 현상을 일으킨다.

배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과부와 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MRC;Medical Research Center)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면역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면역학 저널(Journal of immunology)' 지난 1일자에 게재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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