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되는 지난 8일에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칠레 시인이자 정치가인 파블로 네루다의 인생 속의 고즈넉했던 짧은 시간과 우편배달부가 등장하는 영화 '일 포스티노'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다.
“내가 뮤직포유에서 영화 보는 것은 보통, 그 때가 최소 네 번째 정도 된다. 오래 전에 두 번 가량 보고, 영화를 골라놓고 다시 보고, 뮤직포유로 가져와서 마지막으로 본다.
가장 잘 보는 때가 그때인 듯하다. 그 동안 몇 번을 보았다 하더라도 그 자리에서 얻는 느낌과 이해는 다른 어느 때와 비교할 수가 없다.
대사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 그리고 흐름과 기피가 내 정신과 영혼으로 그대로 스며든다. 어떤 때는 영화 속으로 온 몸의 살과 뼈, 신경이 젖어드는 것 같다.
비로소 그 영화가 보인다. 영화의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되는 영화들 대부분은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한 작품들이다.
‘준 벅-가족은 서로에게 행복한 존재인가?’ ‘프리덤 라이터스-자아를 찾아가는 글쓰기, 글쓰기를 시키는 교사의 힘’ ‘레몬트리-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이야 공존이야’ ‘비욘드 사일런스-서로 떨어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서로의 사랑’ ‘순수의 시대-숨이 막힐 듯한 사랑의 표현’ ‘불의 전차-인간적 집념과 신에 대한 충성, 그것들을 융합하는 놀라운 음악’등 그가 작품마다에 달아 놓은 짧은 해설이 그것이다.
나는 이 안에 나오는 영화들을 지성인이라면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목록에 넣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재천은 여고교사, 전주시의원을 지냈으며 현재 도교육청 감사담당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디아이텍 펴냄. 값 1만2천원.
/이병재기자 kanad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