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정초등학교(교장 송재흥)는 학교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역 사회의 중심이 되고 있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와 지역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즐겁고 활기가 넘치는 공동체 학교를 꾸려가고 있다.

이 학교는 교육 목표도 ‘교육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즐겁고 행복한 학교’다. 지역 사회의 요구와 미래의 건전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재량활동과 교과, 체험과 연계한 현장 교육 등 다양하고 풍성한 교육적 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학교 도서관과 책은 대정초가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중요한 통로다. 도서관을 활용한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감, 책을 통한 정서의 교감 등을 통해 책 한 권으로 달라진 나와 우리, 나아가 달라진 교실과 학교를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

/편집자주

전주대정초등학교의 도서관은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돼 있다. 이른바 학교도서관 지역문화센터화사업이다. 도서관에서는 지역 문화 행사도 열린다. 시낭송회, 사랑의 편지 쓰기 등을 통해 도서관의 기능을 넓히고 학생들의 정서 함양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학교는 ‘책 읽어주는 엄마’들이 아침을 깨운다. 독서 도우미 어머니들이 매일 아침 8시 30분부터 9시까지 30분동안 책을 읽어준다. 책을 통해 소통하고 사랑으로 훈훈해진다. 독서 도우미 어머니들은 직장인과 주부 등으로 구성돼 열성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선생님들의 독서 토론도 학생들이 책과 가까워지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과 함께하는 독서 교육

전주대정초는 학교도서관 지역문화센터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에게 학교도서관을 개방해 책 읽기에 편리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방과 후․토요휴업일․방학 중에도 저녁 8시30분까지 학교 도서관을 연중 개방해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지역문화센터 전담 인력을 도서관 사서로 채용해 도서관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독서 토론회와 좋은 책 고르기, 전자도서관 활용 연수를 실시하는 등 학생과 교직원뿐 아니라 학부모,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다양한 독서논술교육 프로그램을 계발하고 있다.

◇’책 읽어주는 엄마’ 아침 열기

대정초 각 교실에는 매일 아침 8시30분부터 30분동안 낭랑한 책 읽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귀여운 아기 목소리와 장난끼 가득한 개구쟁이 목소리, 때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굵은 목소리까지 어린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직장인과 주부로 구성된 독서도우미 어머니들은 바쁜 와중에도 대정초 어린이들의 미래를 위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다.

아이들이 책과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된 이 활동에서 ‘책 읽어주는 어머니 모임’이 자발적으로 형성됐고, 지금은 빼놓을 수 없는 일과로 자리잡았다.

독서도우미 어머니들은 처음에는 큰 기대 없이 참여했다가 아이들의 기대와 호응도가 예상보다 높아 스스로 빠져들었다.

간단한 소도구도 이용하고, 목소리의 억양과 크기도 조절하면서 읽어 주다 보니 아이들의 집중력도 높아졌다.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진심 어린 따뜻한 마음으로 읽어주는 책이 대정초 어린이들을 밝은 미래로 이끌고 있다.

▲ 대정초등학교의 큰마루도서관은 지역문화 센터의 중심으로서 다양한 문화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열정을 가진 교사 독서토론

독서 교육에서는 교사들도 예외가 아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가 되면 교사들은 교무실에 모여 독서토론을 한다. 오랫동안 전교직원이 모여 함께 의논하고 토론하는 장을 유지해왔다. 매주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발표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더 좋은 생각들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다.

대정초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독서토론 수업과 관련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좋은 책을 골라 세밀하게 읽는 능력과 올바른 자세를 키우고 있다.

독서토론은 자신의 의사를 논리적이고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능력과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며 듣는 자세를 기를 수 있도록 한다.

송교장은 독서토론 수업은 초등학교 때부터 길러져야 한다는 신념 아래 심도 있게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토론 수업을 시연하고, 그 내용을 녹화해 전교생이 아침방송을 통해 시청하게 한다.

매주 독서토론과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또 수업공개를 통해 독서토론 수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교육공동체의 문화 공간

대정초는 교육공동체가 모두 참여해 교육 행사를 주관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도서관을 책만 읽는 곳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대정초 큰마루도서관은 학교도서관 지역문화 센터의 중심으로서 다양한 문화 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큰마루도서관에서는 지난해 11월 책갈피 만들어 주기 행사가 열렸다.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참여해 2시간여 동안 여러 도서관 활용 프로그램을 함께 했다. 이 행사에는 27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지난해 11월의 마지막 날 저녁에는 ‘책 사랑 나눔회’를 열었다.

학부모 및 지역주민 20가족 60여명이 참여해 시 낭송, 독후 사례 발표, 동화 구연, 책 읽고 그림 그리기, 가족에게 사랑의 편지 쓰기, 편지 낭독의 시간 등 가족 대상의 다양한 독후 프로그램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방학을 앞 둔 12월 16일에는 또 다른 따뜻한 나눔을 실천했다. 각 학년 학부모회장 어머니들과 전교 회장단 학생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담그기에 나섰다.

어머니들의 솜씨와 학생들의 정성, 그리고 모두의 마음이 담겨 더불어 살아가는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강찬구기자 chan@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