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이 오르는 고은 시인에서부터 신용목, 김경주 같은 젊은 시인들까지 4대강 개발로 대표되는 이 야만의 세월에 대한 ‘저항’에 나섰다.

한국작가회의 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위원장 도종환)가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 특히 가장 첨예한 현안인 4대강 개발에 맞서 강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가장 작가다운 행위인 ‘창작’으로 답하는 시집 ‘꿈속에서도 물소리 아프지 마라’를 펴냈다.

‘기획의 말’을 보자. “작가들에게 강은 무한한 창작의 원천이었습니다. 천 명의 작가에게 강은 천의 얼굴로 변주되는 심미적인 대상입니다. 강은 삶의 실존 공간일 뿐 아니라 시간이고, 역사이며, 또한 도저한 은유의 세계를 거느린 참으로 말간 언어입니다.

어버이에서 어버이로 우리가 삶을 이어왔듯 자연은 강에서 강으로 흘러왔습니다. 강은 생명으로서도 도도하고 역사로서도 유장합니다. 사랑의 노래만큼 강 역시도 이 대지 위에서 계속 불려야 할 노래입니다.그러나 시인들은, 언어들은 지금 강으로부터 추방당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4대강 사업은 보이지 않는 것들의 세계로부터 눈을 감은 자들이나 발상할 수 있는 야만입니다. ” 시인, 소설가들은 원로·중견·신인에 국한되지 않고, 모두가 뜻을 모아서 한 편의 작품을 보탰다. 그중 거의 모두가, 이 작업을 위해 ‘새롭게’ 창작되었다.

이제 강은/내 책 속으로 들어가 저 혼자 흐를 것이다/언젠가는/아무도 내 책을 읽지 않을 것이다 이제 강은/네 추억 속에 들어가 호젓이 흐를 것이다/네 추억 속에서/하루하루 잊혀질 것이다/ 이제 강은/누구의 사진 속에 풀린 허리띠로 내던져져 있을 것이다/언젠가는/언젠가는/그것이 강인 줄 무엇인 줄 모를 것이다 아 돌아가고 싶어라/지지리 못난 후진국 거기 이제 강은/오늘 저녁까지 오늘 밤까지 기진맥진 흐를 것이다/자고 나서/돌아와 보면/강은 다른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어이없어라 내가 누구인지 전혀 모를 것이다 -고은 ‘한탄’   고은, 신경림, 정희성, 이시영, 문인수 등 원로시인부터 도종환, 이은봉, 백무산, 박남준, 안도현 등 중견시인들은 물론이고, 신용목, 김경주, 김사이, 유병록 같은 젊은 시인들까지 포함되어 있다.

지은이 고은. 엮은이 한국작가회의 저항의글쓰기실천위원회. 출판 아키이브. 1만 1천원.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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