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창 운곡습지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수달, 삵, 말똥가리 등 549종의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보고지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 뒷산에 오르면 고인돌유적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져 있다.

이곳은 전라도 오방골의 방언인 오베이골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각기 다섯 방향으로 갈 수 있다하여 구전으로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정식 지명인 운곡과 함께 사용되고 있는 지역이다.

개발이 한창이던 70년대말 영광원전 용수로 쓰기 위한 댐이 들어서면서 이곳에서 살던 마을주민이 이주하였고, 사방으로 둘러싸인 산 때문에 자연스럽게 물이 고일 수 있게 되었다. 물이 고이면서 농경지로 이용 하던 곳이 자연스러운 천이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생명이 움트기 시작 하였다.

지난 30여 년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새로운 형태의 습지가 형성되어 학술적으로 연구 및 보전 가치가 아주 높은 지역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이러니 하게도 또 다시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 놓이게 되었다.

고창군에서는 당초 생태관광지로서 개발을 목적으로 2009년부터 이곳의 동식물상의 정밀조사를 실시 하였으나 조사가 진행되면서 보존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생태자원의 중요성을 인식 환경부등과 협의를 거쳐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신청하여 지정고시에 이르게 되었으며 경기도와 강원도의 DMZ를 10여년간 조사한 경력의 전북대 김창환 교수는 이곳을 2년여 동안 생태계 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남한의 DMZ라고 표현 할 만큼의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는 자연생태의 보고지역이라고 말하였다.

운곡습지는 국내 유일의 고인돌박물관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고인돌(총447기) 유적지 뒤쪽에 사방이 산과 저수지로 막햐 있고 생태연못, 갈대숲, 소나무숲 등을 품고 있다.

특히 이곳에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3종(수달, 삵, 말똥가리)과 문화재청 천연기념물 2종(붉은배새매, 황조롱이), 산림청 지정 보호식물 1종(낙지다리) 등 6종의 보호동식물이 살고 있으며 식물 459종, 포유류 11종, 조류 48종, 곤충 22종 등 모두 549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지로 평가된다.

이곳 습지에 첫발에 내딛는 순간에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게 된다. 연구와 조사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들어서지만 한발한발 내딛을 때마다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사람마저 이 아름다운 자연을 훼손하지 않나 하는 고민에 빠질만큼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는 곳이 바로 오베이골의 모습이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고 오로지 자연의 힘만으로 생명을 움트인곳, 인간이 만든 정원과, 생태공원처럼 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있는 자체만으로도 자연의 경이로움이 느껴지는 곳, 이를 벗삼아 뻐꾸기, 꾀꼬리, 괭이사초, 나비 등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인간의 눈을 즐겁게 하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자연의 힘이 지켜질 수 있도록 다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는 지역이 아닌가 싶다.

오베이골 습지는 국가습지 지정에 이어 5월에는 람사르습지에 등록될 예정이다. 고창군에는 이미 고창갯벌이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어 있어, 등록이 완료되면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내륙습지, 연안습지 모두가 위치한 지역이 된다.

한편 고창군은 오는 5월 11일 세계습지의 날 기념식행사에 람사르습지 등록 인증서 수여 및 제막식을 갖을 계획이며 이날 습지 골든벨, 전문가 포럼 생태관광 등의 전국 행사를 개최하여 운곡습지의 생태적 우수성을 널리 알리 계획이다.

이강수 고창군수는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대표 청정 지역으로 가꾸어 나가기 위해 2011년부터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등록을 위하여 전담팀을 구성 추진할 계획 이며, 등록이 완료되면 고창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의 부가가치가 높아져 주민 소득증대에도 크게 기여 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고창=김준완기자 jw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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