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햇살과 향기로운 꽃내음에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봄이지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반갑지 않은 봄이다.

쉴 새 없이 흐르는 콧물, 코와 귀 가려움증, 연달아 나오는 재채기에 봄만 되면 솟아야할 능률이 떨어질 정도다. 황사, 먼지, 자외선 등 봄은 알레르기가 활동하기 좋은 계절이다. 30일 봄철 대표적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감기증상인데 열이 없다면, 비염 가능성 높아

많은 사람들이 콧물, 재채기, 코 막힘 증상이 나타나면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한다. 특히 봄은 기온변화로 감기에 걸리기 쉬운 까닭에 알레르기 증상을 의심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봄철 나타나는 이 같은 증상은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일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 역시 같은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집먼지가 항원이 돼 일년 내내 나타나는 경우와 꽃가루가 항원이 돼 계절성으로 나타나는 경우로 구분된다.

화분증이라 불리는 꽃가루 알레르기는 재채기 발작 증세를 특징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맑은 콧물, 코막힘, 코와 귀의 가려움증 등을 호소한다. 발열, 인후통이 없다는 점에서 감기와 다르다. 성장기 아이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경우, 입으로 숨을 쉬어 숙면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성장호르몬이 나오는데 방해될 수 있다. 성인 또한 알레르기 비염 증상으로 업무, 학업 뿐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이론적으로 원인항원을 완전히 차단하거나 과민체질을 개선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집먼지 진드기나 꽃가루 등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김지선 교수는 "증상이 심할 경우 약제를 사용하는 것이 일차적 치료"라며 "약제 사용으로 과민성 소질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고 투약 중지 시 재발 할 수 있으므로 규칙적으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알레르기 결막염이라면 눈 비비지 말아야

우리의 눈은 항상 촉촉한 눈물로 젖어있다. 이는 결막이 점액과 눈물을 분비해 눈의 윤활성을 돕기 때문이다. 그러나 젖은 눈은 꽃가루나 집먼지 등이 잘 달라붙어 알레르기가 일어나기 쉽다.

이 같은 이유로 알레르기 결막염은 봄에 많이 걸린다. 봄이 되면 공기 중 꽃가루, 먼지, 동물 비듬 등이 항원으로 작용해 알레르기 결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질환이 있으면 눈이 따갑거나 충혈되고 극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게 된다.

진한 눈곱이 실처럼 늘어나고 눈물이 과하게 흐를 수 있다. 증상을 줄이기 위해선 외출 후 시원한 생리 식염수로 눈을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아야 한다. 가려움증, 염증을 덜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스테로이드 제제 안약을 사용하면 일시적으로나마 증상에 도움이 된다. 이에 대해 박종석 안과 교수는 "스테로이드 제제의 안약을 처방 없이 장기간 사용할 경우 녹내장, 헤르페스성 각막염, 각막 궤양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지시를 따라야한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피부염 막기 위해 옷차림 신경써야

봄철 자외선 지수가 높아지면 알레르기 피부염도 나타난다. 두꺼운 옷차림으로 보낸 겨울과 달리 자외선에 대한 피부방어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두드러기 등이 있다. 꽃가루 등에 피부가 노출돼 생기는 두드러기는 시간을 두며 부위별로 재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꽃가루 뿐만 아니라 버드나무, 풍매화 나무, 참나무, 소나무 등이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원인이다.

중국으로부터 날아오는 불청객 황사 역시 주의해야 한다. 황사는 독성물질이 다량 함유돼 피부가 장시간 노출되면 붓고 물집이 잡히고 진물이나 연약한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

한태영 피부과 교수는 "야외로 나갈 경우 피부가 노출되지 않게 옷이나 신발, 장갑 착용 등에 대해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항원과의)접촉 후엔 즉시 깨끗한 물로 조심스럽게 씻어내고 황사가 짙으면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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