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자살을 기도해 중태에 빠졌던 10대 절도 피의자가 끝내 숨지고 말았다.

이 소년은 비록 안타까운 사고로 짧은 일생을 마감했지만, 자신의 각막을 기증함으로써 시력을 잃은 환자 2명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

6일 정읍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40분께 전북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던 김모(14)군이 사고 이틀 만에 결국 숨을 거뒀다.

김 군은 지난 4일 오전 10시 13분께 정읍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진술녹화실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은 뒤 스스로 목을 매 이날까지 치료를 받아 온 상태였다.

불미스러운 일에 갑작스러운 사고까지 겹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김 군의 아버지는 슬픔을 억누르고 아들의 장기를 모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김군의 각막 2개는 전북대병원에서 시력을 잃은 환자 2명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하지만 김군의 나머지 장기는 이식되지 못했다.

사고 당시 김군이 1시간여 동안 방치돼 있던 탓에 상태가 많이 악화돼 있었기 때문. 김군은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5일 결국 뇌사상태에 빠져 인공호흡기에 의존한 채 치료를 받아야 했다.

김군의 아버지는 또한 장기기증에 따라 국가에서 지급하는 소정의 장례비도 받기를 거부했다.

아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장례비를 김군이 생전에 다니던 중학교에 장학금으로 전달하기로 한 것이다.

/박효익기자 whick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