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조합원, 김완주 지사 딸 결혼식장 찾아 온갖 욕설-폭력

지난 9일 민주노총 조합원들로부터 심한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한 김호서 도의회 의장이 황급히 행사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전주 시내버스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김완주 전라북도지사의 딸 결혼식장을 찾아 기습시위를 벌인 것에 대해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식과 인륜마저 저버린 행위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에게까지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9일 낮 12시께 민주노총 산하 전국공공운수노조연맹 소속 조합원 100여명이 김완주 도지사의 장녀 결혼식이 진행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의 한 교회 앞으로 모여들었다.

이날 오전 전주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간 이들은 “김 지사가 파업사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주장하며 1시간여 동안 시위를 벌였다.

조합원들은 전경을 동원한 경찰에 의해 결혼식장으로의 진입이 어려워지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농성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의 저지에도 지속적으로 예식장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그러던 중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한 김호서 전북도의회 의장이 식장을 나서자 조합원들은 그에게 몰려들어 욕설을 퍼부으며 모래를 뿌렸고, 일부는 발길질도 해댔다.

조합원들은 또 식장을 나서는 또 다른 하객에게도 폭언을 퍼부었으며, 그가 탄 승용차의 타이어에 구멍을 냈다.

이들 조합원과 하객과의 실랑이는 곳곳에서 연출됐다.

한 하객은 조합원들이 김 지사를 비하하는 발언과 폭언을 내뱉자 “패륜적인 행동”이라고 비난했고, “우리 처지가 어떤지 당신이 아느냐”며 맞선 조합원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김호서 의장은 “결혼식장에서 하객에게 폭력을 휘두른 행동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조합원들의 심정이 이해는 되지만 정당한 절차와 방법을 통해 사태 해결에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노총 버스노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 전라북도협의회는 10일 성명을 통해 “그 동안 장기간의 버스파업으로 인한 전주시민들의 고통과 피해는 온데간데없고 자기 자신들의 말만 들어달라며 떼쓰는 것도 모자라 한 가정의 인륜지대사 현장에서 보여준 민노총의 이 같은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협의회는 또 “목적을 위해 상식과 인륜을 저버린 행위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용서받을 수 없다”며 “한 가정의 경사스러운 잔치에 폭력성을 보인 것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중히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북지구 청년회의소 또한 성명을 통해 “민노총은 인륜지대사인 결혼식을 훼방하고 재를 뿌리기 위해 상경해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며 “원수라 할지라도 인륜지대사에는 하객으로 참석해 덕담하는 사회통념에 비춰볼 때 민노총의 행위는 비도덕적, 반인륜적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 박모(여·29)씨는 “조합원들이 도지사 딸 결혼식장에 찾아가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을 듣고는 어이가 없었다”며 “공과 사는 엄격히 구분해야 하고, 김 지사의 딸은 버스파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데도 결혼식장에 찾아가 잔칫집 분위기에 재를 뿌렸다 하니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효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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