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밭에 묻힌 돈, 어떻게 만들어졌나’

이모(53)씨가 김제시 금구면 선암리 자신의 밭에 묻어 둔 현금 110억여원은 자신의 처남 형제가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밝혀졌다.

11일 김제경찰서에 따르면 이씨의 큰 처형인 이모(48)씨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며 거액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사이트 운영에 관한 총책을 맡고, 이씨의 동생은 사이트 운영에 필요한 실무 총괄을 담당했다.

이들 형제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홍콩에 서버를 둔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포커와 바둑이, 맞고 등의 도박 게임을 제공해 이용자들로부터 게임머니 충전 대금으로 총 1천540억원을 입금받았다.

이들은 환전의 대가로 판돈의 12.3%를 공제하는 수법으로 170억원을 순수익으로 챙겼다.

이들의 범행은 치밀했다.

직원 3~40명으로 하여금 실제 도박자가 접속한 것처럼 허위로 게임방을 개설해 도박자금을 유인하도록 한 것. 또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서버 IP와 도메인(게임명칭)을 수시로 변경하면서 단속을 피했다.

사이트를 이용해 도박판을 벌인 이용자들도 돈을 따기 위해 몇 명씩 그룹을 형성해 짜고치는 식으로 상대방의 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4월 사건을 수사한 충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운영자 그룹 42명과 및 이들과 공모해 도박자들을 모집하거나 직접 도박에 가담한 113명을 적발해 이씨의 동생 등 5명을 구속하고 127명에 대해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이씨 등 23명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다.

또 자금추적을 통해 확보한 3억8천500만원에 대해 기소전몰수보전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나머지 도박자금은 행동이 모연한 상태였다.

이씨가 도박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대부분을 미리 빼돌렸기 때문. 이씨는 이 돈을 자신의 매형 이씨에게 건네 보관하도록 했고, 매형 이씨는 그 돈을 밭에 묻어 관리하다 결국 꼬리를 밟혔다.

/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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