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따라 걷고 걸으며 부안 매력에 풍~덩

부안에서 낳고 자란 나는 내고향 부안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새만금, 드넓은 산과 들,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수려한 자연경관이 빼어난 곳. 이는 부안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도 많고 재미있는 곳이 있다.

부안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닌가 싶다.

부안의 멋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생겼다.

‘마실길’이라 붙여진 이 길은 새만금전시관에서 시작되어 줄포 생태공원까지 대부분 변산반도국립공원 해안선을 따라 기존의 샛길과 해변 등을 연결하고 다듬어 조성된 길이다.

대항리합구

총 66km로 조성된 이 길은 1구간 18km, 2구간 14km, 3구간 23km, 4구간 11km로 나뉘어진다.

이중 1구간은 2009년 10월 개통되었으며, 2-4구간은 오는 16일에 개통될 예정이다.

변산 마실길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동네 마을에서 이웃집 놀러가듯 그냥 편안하게 풍경을 구경하면서 걷는 길이다.

변산의 마실길이 본래의 뜻과는 거리가 있지만 지난해 7월 국토해양부로부터 전라북도에서는 유일하게 ‘아름다운 해안길’로 선정될 정도로 주목받고 있고 부안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니 오히려 더 좋을 듯하다.

기자는 마실길 구간 중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1구간을 지난12일 다녀왔다.(4시간 30분정도소요)

부안에서 자동차를 이용해 변산 방향으로 15분 정도 가다보면 새만금 전시관을 지나 곤충생태공원이 있는 합구마을이 나온다.

왕포소나무

새만금방조제도 구경할 겸 합구마을에 차를 주차하고 ‘변산 마실길’이라 쓰인 안내표시를 따라 걷기 시작하니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샛길 여기저기 나뭇가지와 푯말에 변산마실길이라는 표시가 보인다.

변산은 마실길 옆으로 나있는 해안도로를 따라 자동차로는 무수히 다녔지만 해안선을 따라 걷는 건 처음이어서 변산마실길이 더욱더 기대가 되었다.

날씨 또한 화창해 경치구경에는 그만 이였다.

합구마을포구를 지나 대항리패총에 다다르니 새만금방조제와 비안도, 신시도 그리고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패총은 수렵·어로·채집에 의하여 살아온 옛 사람들이 조개를 먹은 뒤 버린 조개껍데기와 생활쓰레기가 함께 쌓여 이루어진 유적으로 대항리 패총은 고고학적 자료로서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을 지나 변산해수욕장을 향해 걸으니 하섬과 누에섬, 위도 적벽강 까지도 보인다.

변산해수욕장에서는 부서지는 파도를 따라 거니는 사람들을 제법 볼 수 있었다.

각종 편익시설과 숙박시설은 낙후됐지만 변산해수욕장의 자연적인 아름다움은 여전했다.

변산해수욕장을 거쳐 송포포구와 사망암을 지나 고사포로 가는 해안길은 굽이칠 때마다 하섬과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해식단애가 변화무쌍함을 보여준다.

해변을 따라 길게 뻗은 소나무 숲과 하섬이 장관인 고사포해수욕장. 하섬을 바라보며 소나무숲길을 걸으면 해변 곳곳에 조개를 캐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름다운 하섬을 바라보며 걷다보니 어느새 성천포구에 도착했다.

성천포구 좌측 계단을 따라 해안숲길을 올라가니 많은 섬들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져 천혜의 비경을 뽐내며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특히 하섬은 한달에 2번 바다가 열리는 '모세의 기적'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는 곳으로 음력 1일과 15일을 전후해 2~3일 동안 바다가 갈라지면서 2km의 바닷길이 열려 각종조개와 해산물 등을 채취할 수 있는 체험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고사포해수욕장에서 성천∼반월∼적벽강∼채석강으로 이어지는 이 코스의 진짜 매력은 환상적인 해안경관이 아닐까 싶다.

적병강

해안선을 따라 바라보는 바다는 그야말로 한폭의 그림이다.

북쪽으로는 멀리 고군산군도와 새만금방조제가 보이고 가까이에는 누에섬과 하섬이 보이며 서쪽으로는 위도와 왕등도가 보인다.

해식단애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푸른 바다 그리고 아름다운 섬들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어느새 적벽강에 이른다.

적벽강은 중국의 시인 소동파가 놀았던 중국 황주 적벽강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전해지며, 사자바위와 붉은 색의 기묘한 바위, 높은 절벽과 동굴 등이 천혜의 절경을 이루고 있고 해안 암반들도 기기묘묘하니 장관을 연출한다.

적벽강 인근절벽에는 칠산바다를 수호하는 해신인 개양할미를 모신 사당이 있고 천연기념물인 후박나무 군락지도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적벽강에서 채석강으로 가는 해안 길도 아름답기는 마찬가지다.

대명리조트변산과 해변을 거니는 사람들이 여유로움을 더해준다.

드디어 채석강이 눈에 들어왔다.

출발점인 합구마을에서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격포해수욕장에 위치한 채석강 층암절벽과 바다를 말한다.

솔섬

바닷물의 침식으로 생긴 절벽이 마치 수만권의 책을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중국 당나라 때의 시인 이태백이 달을 잡으려다 빠져 죽었다는 중국의 채석강과 흡사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채석강은 노을전경이 아름답기로도 유명해 1999년에는 해넘이 축제까지 개최하기도 했다.

/부안=김태영기자 kty5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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