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전 11시 20분께 외출을 마치고 완주군 봉동읍 신성리 자택으로 귀가한 A(여·27)씨. 아무도 없는 집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누구냐’고 물어봤지만 아무 대답이 없자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후 또 다시 인기척이 느껴져 집 밖으로 나가보니 웬 사내가 화장실에서 나오고 있었다.

40대 중후반에 양복 차림을 한 사내는 A씨에게 “화장실 잘 썼어요. 고마워요”라고 인사를 건넨 뒤 대문을 나섰다.

A씨의 집은 전형적인 농촌 가옥으로 별채에 화장실을 따로 둔 구조다.

외부인이 화장실을 이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 그러려니 생각하고 넘어가려 한 A씨. 하지만 이상한 느낌이 들어 자신의 방문을 열자 구석구석을 뒤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안방은 더욱 난리가 아니었다.

확인 결과 아버지의 10돈짜리 금장시계와 3돈짜리 반지, 자신의 목걸이 펜던트와 반지, 지갑에 있던 현금 12만원, 문화상품권, 일화 1천엔, 가방, 카메라 등이 없어졌다.

화장실을 잘 썼다며 인사를 건넨 사내의 소행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사내가 숨어 있던 화장실은 잠겨 있었다.

피해 상황을 경찰에 신고하고 화장실 문을 따 보니 카메라와 가방 등은 그 안에 남아 있었다.

범행을 마치고 집을 나서던 중 인기척을 느끼고 화장실에 숨어들었다 부피가 큰 물건들은 안에 놓아둔 채 작은 물건들만 챙겨 달아난 것이다.

양상군자는 일대를 돌아다니며 범행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A씨의 옆집에 사는 B(여·27)씨는 당시 집에 있어 피해를 면할 수 있었다.

사람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B씨의 집 현관문을 두드린 사내는 “유기농 농작물 파는 집이 근처에 있느냐?”며 둘러대고는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사람이 없었던 인근 C(71)씨의 집은 기백만 원 가량의 금품을 털렸다.

전형적인 농촌 상대 빈집털이였다.

경찰은 현재 동일 수법의 전과자 등을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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