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출산장려 제도가 예산 지원이 뒷전인 채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막대한 예산을 편성해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있지만 출산 후 영유아의 건강을 위한 선택적 예방접종에 대한 지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서민부담만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도 보건당국에 따르면 현재 기타예방접종으로 분류된 로타바이러스, 폐구균, 뇌 수막염, A형간염, 독감 등의 예방접종은 정부 지원이 전혀 없다.

이에 따라 최대 100여만원에 이르는 영유아의 예방 접종 비용을 모두 자기 부담으로 해결해야 할 형편이기 때문에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부담되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 B형간염, 홍역, 일본뇌염, 폴리오 등 8종에 대한 필수예방접종은 각 보건소에서 무료이며, 일반 병·의원에서도 지난 2009년 3월부터 접종비 1만5천원∼2만5천원(자기 부담 70%·백신비 무료) 가량으로 해결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생아들이 접종하고 있는 로타바이러스 등의 기타 선택적 예방접종은 전혀 지원되지 않아 100% 부모가 부담을 해야 한다.

또 이들 접종은 2∼4회 추가접종이 필요해 비용은 최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이에 따라 최근 경제난으로 생활고를 겪고 있는 저소득층 가정에서는 접종을 엄두조차 못내 영유아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8개월 된 아들을 둔 주부 김모(32·전주시 효자동)씨는 “아이 예방접종비용을 카드 할부로 계산해야 하는 지경”이라며 “자치단체에서는 젊은 부부에게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권유하지만 아이 건강을 위한 고가의 예방접종 지원은 전혀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이어서 무책임하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선택적 예방접종은 예산 문제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기타접종으로 분류돼 있지만 미국, 유럽, 호주 등에서는 필수접종 항목으로 지원되고 있다.

전북지역 전문의들은 “로타바이러스는 접종하지 않을 경우 5세 미만 영·유아들의 95% 이상이 최소한 1회, 많게는 5회까지 감염될 정도로 전염성이 강하다”며 “설사와 구토로 탈수증이 심할 경우 아이의 체중이 줄고 쇼크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폐구균의 경우 폐렴, 뇌수막염, 축농증, 중이염, 패혈증 등을 일으키는 균이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지원이 절실하다.

특히 WHO는 전 세계 어린이들 가운데 매년 최고 100만명 정도가 폐구균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어 5세 이하 어린이 사망 원인 중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1위 질병인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지자체에 예산을 지원해서 서민들에게 혜택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 관계자는 “홍역을 비롯해서 B형 간염, 소아마비, 결핵 등은 무료이지만 기타예방접종으로 분류된 예방접종이 경우 정부지원이 안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뇌수막염 등 필수접종이 아닌 기타 예방접종은 정부 예산도 지원되지 않고 있어 지자체 예산으로는 엄두도 못내고 있어 정부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된다.

/김복산기자 bog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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