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署 신평파출소 소속 김종섭 경사 부부 수년째 봉양 효자-효부 선정

‘효’ 사상이 과거에 비해 그 의미를 크게 잃었다. 최근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는 패륜 범죄가 그러한 세태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병수발3년에 효자·효부 없다’는 옛말이 있듯이 제아무리 효자라 할지라도 늙고 병든 부모를 봉양하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하지만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수년 째 병든 부모를 극진히 봉양하는 이들이 있어 이 시대의 모범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임실경찰서 신평파출소 소속 김종섭(41) 경사 부부.

김경사의 아버지(86)는 지난 2008년 위암 3기 판정을 받고 위 전체를 도려내는 수술을 받았다. 문제는 암이 심장을 비롯한 장기 전체로 이미 번졌다는 것. 고령인 관계로 전이속도가 느리다는 게 그나마 다행. 하지만 체력이 뒷받침하지 못하다 보니 약물을 이용한 항암 치료마저 여의치 않아, 현재 매일 병원을 들러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듬해에는 허리를 크게 다쳤다. 소일꺼리 삼아 조그만 밭을 경작하던 중 농기계에 깔리는 사고를 당한 것. 이로 인해 척추 4, 5번 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어머니(82) 또한지난2002년에 대장암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다른 내장기관으로 암이 전이되지도 않았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심장이 약한 탓에 현재까지도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이렇듯 수년째 이어져 온 병치레로 고달픈 부모에게 김씨 부부는 큰 힘이 되고 있다. 결혼 직후부터 10여년 동안 임실 오수에서부모와 함께 살아왔던 터라 부모를 수발하는 일은 모두 이들 부부의 몫이었다. 특히 최근 자녀 교육 문제로 전주에 둥지를 새로 튼 상황에서도 김씨는 매일 부모가 사는 시골집에 들러 문안을 하고 있다. 다행히도 김씨가 현재 근무하는 신평파출소가 부모가 거주하는 집과 인근 거리에 있다.

부모가 소일꺼리로 하고 있는 농사일도 김씨가 도맡아 하고 있다. 시간적 비용 외에도 경제적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매달 병원비만으로 지출하는 금액이 100만원 이상에 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 부부는 이를 전혀 부담으로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당연히 해야 될 일이라며 주위의 관심을 부담스러워 한다. 김씨는 “자식 된 도리로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자기 부모가아픈상황에서 잘 못 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 했다. 김씨의 아내 이경희(38)씨 또한 “시부모역시내부모”라며 “결혼할 때 시부모와 함께 살기로 한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부부의 효심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 전북지방경찰청은 9일 이들 부부를 효자·효부로 선정해 시상했다. 강경량 전북경찰청장은 “분주한업무와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병환 중인 부모님을 모시는데 최선을 다함으로써 효행의 모범이 된 그 정성과 노력에 감동을 느낀다”고 치하했다./박효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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