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큰비가 올 때마다 저지대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집중호우로 농경지 부근 배수로의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인데, 부안지역의 경우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곳이 많아 장마철을 앞두고 농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일 내린 비(70㎜)로 부안 동진면 동전리 일원에 위치한 배수로가 역류하면서 수확을 앞둔 감자 비닐하우스가 물에 잠기는 등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15일 동진면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역류한 빗물로 인해 배수로 인근 농경지에 설치된 감자 비닐하우스 2동이 완전 침수되고 10동이 부분 침수 되면서, 1200여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수확기를 앞둔 감자는 물에 잠기면 썩기 때문에 피해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 이날 감자 비닐하우스가 침수된 것은 농업용수 배수를 위해 설치한 배수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역류 하면서 발생했다.

특히 문제의 배수로는 상류에서 하류쪽으로 기울어야할 경사도가 거꾸로 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큰 배수로와 이어지는 곳이 40cm 정도 높게 턱이 져있어 비가 오면 빠져나가야 할 물을 오히려 역류 시키고 있다.

이 배수로는 농업용수 배수 차원에서 30여년전에 간척사업을 하면서 건설 됐지만 당시 설계가 잘못돼 큰비만 오면 침수피해가 잇따르자 10여년전에 농민들이 논밑 땅속으로 길이 20m 지름300mm관을 묻고 이관을 통해 배수처리를 했으나, 이관마저 오랜 기간 동안 사용되다가 막히면서 이 같은 침수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문제는 관리를 맡고 있는 농어촌공사가 침수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인 배수로 경사도등의 설계상 하자와 관리 소홀은 인정하지 않고 농민들이 설치한 관이 막혀서 발생했다며 농민들 탓만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농민 유모(43)씨는“배수로가 제기능을 못해 해마다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해 보다 못한 농민들이 자비를 들여 논을 파서 관을 설치해 지금까지 침수피해를 방지할 수 있었다”면서“농민들이 관을 설치하지 않았더라면 비만 오면 농경지가 침수돼 농사를 지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관을 설치한 농민들에게 감사해야할 농어촌공사가 오히려 핑계를 대고 있다니 어처구니없다”며 분개해했다.

배수로 인근 농경지 주민들은“간척사업을 한 뒤로 매년 침수피해가 발생해 농어촌공사 측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농어촌공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우리가 10여년전에 사비를 들여 관을 묻어 사용해 그동안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농어촌공사가 그동안 우리에게 해준 것이 무엇이냐.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일시적으로 하는 척만해서 이러한 침수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 이런 ‘적반하장’이 어디있냐”며 강력히 비난했다.

이에 대해 농어촌관계자는“배수로가 수십년전에 건설되다보니 벼농사에 맡게 설계돼 있는데 거기에 시설하우스를 설치해서 피해가 발생한 거 같다.

농민들이 설치한 관까지 우리가 관리할 수는 없지 않느냐? 제 기능을 못하는 배수로를 파악해 개보수사업을 펼칠 계획이다”고 밝혔다.

/부안=김태영기자 kty56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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