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어느 시대에나 나타났고, 사람들을 이끄는 길잡이이자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여 역사를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세상을 이끌어준 천재들 모두가 그 능력에 걸맞은 밝고 행복한 삶을 산 것은 아니었다.

빛나는 재능 때문에 오히려 고독하게 사라진 천재들도 수없이 많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문화사학자인 신정일이 이같이 우리나라 역사속의 ‘시대를 뛰어넘는 천재’를 소개한다.

신정일이 쓴 ‘우리 역사속의 천재들’에서는 각기 다른 시간을 살아갔지만 각자의 시대에 단연 돋보이는 발자취를 남긴 아홉 천재들의 일대기를 여러 측면에서 돌아보고, 그들이 짊어져야 했던 인간으로서의 삶과 역사적 소명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선사해준다.

1부 ‘변혁의 열망 세상을 뒤흔들다’에서는 집안의 내분으로 역사의 승자가 아닌 패자로 낙인찍힌 채 역사의 뒤안길로 숨어든 견훤, 빼어난 문장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반란의 주모자로 처형당한 정지상, 고려말 공민왕과 함께 개혁정책을 펼치다 요승으로 몰린 신돈을 소개한다.

2부 ‘불세출의 학문 세상을 비추다’에서는 문장으로써 이름을 세상에 떨치고 관리로서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명문장가 이규보, 조선만의 성리학을 정립하고 이후 셀 수 없는 후학들의 길을 이끌어준 대학자 이이, 정치적인 악명 너머로 수많은 시가와 당대 최고의 가사문학작품을 남긴 정철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3부 ‘불멸의 글 세상을 아우르다’에서는 홀로 고고하게 살아간 천재 문사 김시습, 조선의 선비로서 당대 정황을 세세히 기술하고 멸망하는 나라와 운명을 함께한 황현, 나라의 독립과 화석화한 불교의 혁신을 꿈꾸는 한편으로 누구보다도 깊고 진실한 시를 남긴 민족시인 한용운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한편 이 책은 ‘한국사의 천재들’(이덕일·신정일·김병기 공저, 생각의나무, 2006) 중 저자 신정일의 원고 다섯 편을 독립시켜 내용과 문장흐름을 보강하고, 새로운 원고 네 편을 더하여 3부 구성에 맞춰 주제별로 분류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생각의 나무 펴냄. 1만 5천원.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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