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아' 김기덕(51) 감독이 장편영화 '아리랑'으로 제6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만한 시선상'을 거머쥐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김 감독은 영화제 폐막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밤 프랑스 남부도시 칸의 드뷔시관에서 열린 이 부문 시상식에서 독일의 안드레아스 드레센(48) 감독의 '스톱트 온 트랙'과 이 상을 공동 수상했다.

이로써 김 감독은 2004년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빈 집', 같은해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사마리아'로 감독상을 받은 것과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영화계에서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한 것은 김 감독이 처음이다.

또한 한국 영화는 지난해 홍상수(51) 감독의 '하하하'에 이어 이 부문을 2년 연속 수상하며 세계 영화계에서 높아진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경쟁부문'과 함께 칸 영화제 양대 부문인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는 올해 18개 작품이 경합해 경쟁부문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김 감독은 '북촌방향'으로 이 부문 2연패를 노린 홍 감독, '황해'의 나홍진(37) 감독 등 한국 감독들은 물론, 2003년 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감독상 수상자인 미국의 구스 반 산트(59) 감독, 1999년과 2006년 이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프랑스의 부르노 뒤몽(53) 감독 등 거장들과도 경합했다.

김 감독이 각본·주연·촬영·녹음·연출·편집·제작 등을 도맡은 '아리랑'은 셀프 카메라 형식을 빌려 100분 동안 김 감독 가슴 속에 맺힌 영화에의 '한'을 거침 없이 토해낸 작품이다.

특히 김 감독의 제자 출신인 스타감독 장훈(37)씨와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악역 연기를 잘한다고 평가 받는 일부 배우에 대한 인신공격에 가까운 비난, 해외영화제에서 수상했다고 영화 내용도 확인하지 않은 채 포상하는 정부 조롱 등으로 11일 현지에서 첫 공개된 이후 국내 영화계에 적잖은 후폭풍을 일으켰다.

반면 해외 영화계 인사들은 이 영화를 본 뒤 극찬을 하며 기립박수를 보냈고, 이후에도'아리랑'에 관한 이야기가 현지에서 영화인들 사이에 화제가 될 정도여서 수상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예상돼 왔다.

'아리랑'은 일본에 선판매돼 개봉 예정이지만, 국내 개봉은 미정이다.

하지만 이번 수상으로 국내 개봉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