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완묵(51) 임실군수가 최근 자신의 지인을 비서실장으로 앉혀달라는 검찰 수사관의 요구를 거절하자 검찰의 기획수사가 시작됐다고 폭로한 가운데, 오히려 강 군수 측에서 비서실장 채용 명목으로 정치자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강 군수는 현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23일 전주지방법원 제 2형사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임실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에 대해 진행된 속행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건설업자 권모(52)씨는 “강 군수에게 비서실장을 시켜달라는 요구를 한 것은 맞지만, 이는 나를 인정해 주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어서이지 비서실장 자리에 욕심을 냈기 때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권씨는 “지난 2004년 당시 김진억 전 임실군수를 도와 군수로 당선시켰지만 이후 김 전 군수와 관계가 소원해졌다”며 “그러던 차에 최모(52)씨의 소개로 강 군수를 알게 돼 지원 활동을 벌이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2005년 3월부터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이듬해 열릴 제 4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 군수에게 총 1억2천만원을 정치자금 명목으로 건넸다”며 “이에 대한 차용증도 작성해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왜 선거를 1년여 앞 둔 시기에 정치자금을 제공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강 군수는 당시 그 정도로 돈이 없어 힘들어 했다”며 “원래 선거운동은 여론몰이를 위해 1년 전부터 시작한다”고 답했다.

권씨는 또 “강 군수는 증인이 별건의 사건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에 대해 소명을 하지 못하자 허위 차용 증서를 만들어 협박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하자 “어떻게 군수가 될 사람을 협박하겠냐”며 “일고의 가치도 없는 거짓말”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강 군수는 차후 ‘나중에 동생 은혜 절대 잊지 않겠다’라며 비서실장을 맡겨줄 것에 대해 약속까지 한 바 있다”며 “나 역시 강 군수를 믿고 당시 돈을 지원할 당시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았지만, 후에 문제될 것을 우려해 뒤늦게 차용증을 작성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이날 사건을 검찰에 최초로 제보한 최씨가 당초 검찰 조사에서의 증언을 모두 번복하자 이를 반박하기 위해 검찰에 의해 증인석에 않게 됐다.

권씨는 최씨가 강 군수로부터 폐천부지를 불하해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자 사건을 제보했다는 최초 진술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또한 자신이 강 군수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을 사건화시킨 장본임이 아님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강군수측은최근권씨가 자신을 비서실장에 임명하지 않아 지인인 검찰 수사관을 통해 기획수사를 시작한 것이라고 폭로한 바 있다. 강 군수는 또한 이날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들어서기 직전 “제보 관계 등 여러 가지 정황에비춰봤을 대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는 기획수사가 분명하다”며 “진실은 현명한 재판부가 밝혀줄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박효익기자 whi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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