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호남 홀대’가 도를 넘어서면서 지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는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27일 열린 지명직 최고위원에 충청과 호남 지역에서 각각 1명씩을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에 앉히던 관례를 깨뜨리고 충청권 인사인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정우택 전 충북지사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미 중앙당이 전북도당위원장을 직접 지명하려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호남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을 다른 지역에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뒷받침 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날 홍 대표는 “총선에서 의석이 나올 수 있는 충청권에 집중 하겠다”며 “호남에 대한 배려는 총선 이후 다음 지도부가 논의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호남 지역을 무시하는 인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최고위원 전원이 심각한 지도력 손상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결국, 한나라당의 지명직 최고위원 인선은 무산됐고 홍 대표는 추가로 협의하겠다고 일단 한 발 물러섰지만 지역민들의 불만은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 지역 당원들은 “중앙당 차원에서 호남에 대한 배려 없이 충청을 선택한 것은 명백한 호남 홀대”라며 “호남 몫의 지명직 최고위원이 다른 지역으로 넘어 갈 경우 또 다시 전북이 소외될 수 있는 만큼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북도당의 한 당직자도 “홍 대표 발언을 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며 “앞으로 호남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지역민들의 불멘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지는 않았지만 지난 6·2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에 두자릿수 지지를 보내줬는데 이렇게 푸대접 할 수 있느냐”며 “아직도 지역차별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실제 당시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은 민주당 편향정치 성향을 벗어나 사회통합차원에서 당시 정운천 후보에게 두자릿수 지지를 보내줬다.

지역민들은 “이제 집권여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도 아직도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듯해 섭섭하고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특히, 이날 지난해 8월 이후 장기간 공석이었던 전북도당위원장 선출문제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었으나 최고위원 인선 문제로 또 다시 뒤로 미뤄졌다.

이 때문에 도당위원장 선임도 자칫 장기화 될 우려를 낳고 있다.

한편, 전북에서는 2001년 김정숙 최고위원에 이어 정운천 전 농림장관이 지난해 12월 당 최고위원으로 지명됐었다.

/김재수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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