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커피시장의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2조 8천억원에 달한다.

커피시장이 해마다 20% 정도의 성장세를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올해 시장규모는 3조원대. 이처럼 이제는 현대인들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필수 기호식품으로 자리잡은 커피. 우리나라에서는 고종황제가 1896년 아관파천으로 인해 러시아 공관에 머물 때 최초로 커피를 마셨다고 하니, 커피는 어느덧 지난 105년의 역사를 우리와 함께 해온 셈이 된다.

커피전문점은 최근 이러한 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비교적 짧은 준비기간과 소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창업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지난 2006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천명의 도민을 대상으로 창업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을 실시해온 자칭 ‘대한민국 1.5세대 바리스타’, 커피전문점 ‘컬러 인 커피(Color in Coffee)’의 최재영 대표를 만났다.

최 대표는 그간 전북도청에서 시행한 청년창업지원사업에서 커피과정을 전담해 교육하고 전주대학교 평생교육원과 전주비전대, 우석대 등에서 강의해왔다.

또 ‘컬러 인 커피’ 2층에 마련된 바리스타교육원에서 낮에는 주부와 창업지원자들을 대상으로, 저녁에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바리스타 과정을 마련하는 등 커피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 대표가 이렇듯 다양한 교육을 전담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생두를 볶는 로스팅(Roasting)과 특성이 다른 커피 2가지 이상을 혼합하는 블렌딩(Blending)의 과정을 통해 직접 ‘에스프레소’를 뽑아내는 커피전문점을 개업한 것과 청년창업의 성공사례로 꼽혔기 때문. 지난 2003년, 스물 일곱살의 최 대표는 ‘플라넬’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위치에 에스프레소 커피전문점을 개업했다.

그리고 9년이 지난 지금도 최 대표는 ‘커피에 색을 입힌다’는 뜻으로 상호만을 변경한 채 여전히 커피와 사랑에 빠져있다.

인스턴트 커피나 자판기, 레스토랑, 그 이전에 다방에서나 커피를 맛 볼 수 있었던 우리나라에 커피전문점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지난 1999년 7월 서울, 이화여대 앞에 스타벅스 1호점이 문을 열면서부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형 커피전문 프렌차이즈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나게 됐고, 어린 시절부터 커피마니아였다는 최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커피에 인생을 걸어보기로 결심한다.

바리스타 교육이란 것 자체가 존재하지 않던 그 시절, 최 대표는 커피전문점을 준비하기 위해서 해외 커피전문잡지와 인터넷 정보 등에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단다.

다행히 당시 한 지인이 원두를 수입하는 일을 해 원두에 대한 일반적인 지식과 로스팅과 블렌딩 방법도 일부 익힐 수 있었다.

이러한 오랜 준비기간과 2천 만원의 자본금, 커피에 대한 열정만을 가지고 최 대표는 33㎡(약 10평) 남짓의 규모로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을 시작했다.

그는 획일화된 프렌차이즈의 커피 맛이 주를 이루던 그 시절, 각각의 특색을 가진 원두들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우리 입맛에 맞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입맛에 맞춘 기존의 커피와는 다른 이 곳 만의 특별한 맛에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단골이 되는 손님들이 하나 둘씩 많아지더니 어느덧 공간이 협소해져 1층 벽을 트고 66㎡(약 20평) 규모로 매장을 확장했다.

이도 부족해저 2층에 손님들을 위한 자리를 몇 개 더 만들고, 교육장도 마련했다.

“이곳에 가면 ‘맛의 고장 전주는 커피 맛도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소문이 나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늘어났다.

이러한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예수병원과 서신동에 분점도 내게 했다.

그리고 지난 9년간 같은자리를 지키며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전문점과 독립 창업한 커피전문점이 하나 둘씩 세워졌다 사라져가는 것을 바라봐왔다.

“이 일을 시작하고 지난 9년 동안 커피 이외에는 삶이랄 게 없었어요. 커피를 맛있게 만드는 특별한 방법을 배울 수도 없고 존재하지도 않거든요. 커피의 맛은 바리스타의 경험과 커피에 쏟은 시간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 현재 최 대표는 지나온 경험에 의지하고, 그 동안의 시간을 담보로 해 인근에 661㎡(약 200평) 규모의 대형 커피전문점 ‘컬러 인 커피 스트라다’를 준비 중에 있다.

“스트라다점은 이곳에서 사용할 최고급 에스프레소 머신 ‘스트라다’에서 따왔어요. 사실 이 머신을 둔 전국 최초의 매장이 되고 싶었는데 새 매장을 준비하고 공사하는 사이에 부산에 이미 한 곳이 생겨버려서 아쉽지만 이제 두 번째가 될 듯 합니다.

본점을 운영하면서 주차 문제가 가장 한이 됐었어요. 그래서 이곳엔 넓은 주차장도 마련했고, 답답한 분위기가 싫어 2층 건물의 층과 층 사이를 터버렸죠.” 최 대표는 이렇게 한참을 자신의 과거의 경험과 미래에 대한 열정이 녹아있는 스트라자점에 대해 소개했다.

끝으로 최 대표는 바리스타나 창업주로서 자신과 같은 길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커피전문점을 소자본으로도 시작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한집건너 하나씩 커피전문점이 생겨나는 요즘은 그렇지도 않아요. 물론 작은 규모의 테이크아웃(Take-out) 전문점은 소자본으로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괜찮은 장소에 인테리어까지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커피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짧은 교육만으로도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분들이 커피전문점을 선택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글=김근태기자·사진=이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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