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북도당 위원장 선출을 위한 선거체제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일부 당협위원장들이 특정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김영배 익산을 당협위원장을 비롯한 8개지역 당협위원장들은 24일 오전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친이, 친박의 대결구도가 아닌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중립적인 인물인 태기표 전주완산갑 당협위원장에게 힘을 몰아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년여 넘게 지도부의 공백과 사고 당부라는 부끄러운 오명을 뒤집어 쓰고 표류하는 도당에 대해 도민들의 질타와 당원들의 실망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참담한 심경을 금할 길 없었다”며 “이번 도당위원장 선거에서 도민과 당원들의 심부름꾼으로 한나라당 부활하기에 신명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무장한 태기표 위원장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11개 당협위원장 중 김태구 남원․순창 당협위원장과 이남철 정읍 당협위원장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일부 당원들은 자칫 정략적 활용을 경계했다.

한 당원은 “최근 사고 도당에서 탈피한 만큼 계파 대결보다는 화합 차원에서 위원장을 선출해야 하는데도 일부 당협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나선 것은 오히려 많은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당원은 “똘똘 뭉쳐도 모자라는 판에 합의 추대는 하지 못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당원들은 “사고 지구당에서 해제된 이후 곧바로 도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잡음이나 마찰이 일어나선 안 될 것”이라며 “도당 차원에서 도당 위원장 선출을 화합의 축제로 연결할 수 있도록 나서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출마가 거론됐던 김종훈 부안․고창 당협위원장과 김영배 익산을 당협위원장이 출마를 포기, 유홍렬 전 도당위원장과 태기표 전주완산갑 당협위원장 간의 양자대결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서는 누가 유리할 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이다.

이번 경선에 참여할 대의원은 전북 유권자의 0.05%인 721명으로 당연직 26명이 98명을 지명하고 당협위원장이 당협별로 623명을 추천토록 했지만 지난 23일 대의원 추천을 마감한 결과 650여명이 추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86.4%의 대의원 추천권을 가지고 있는 당협위원장들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을 수 있지만 원외 위원장들의 영향력이 대의원들에게 얼마나 미칠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그 동안 도당위원장을 지내며 꾸준히 관리해온 유 전 위원장의 영향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누가 도당 당권을 거머쥘지는 선거 개표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도당위원장 후보 등록은 오는 26일 하루 동안 진행되며, 경선은 오는 31일 오후 2시 전주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치러진다.

/김재수기자 kjs@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