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이재영)는 31일 필리핀에서 거액의 판돈을 걸고 상습적으로 도박판을 벌인 혐의(상습도박)로 기소된 방송인 신정환(37)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징역 8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다리 건강상태도 좋지 않긴 하지만 2회에 걸쳐 같은 죄로 처벌을 받고도 또다시 2억1050만원에 달하는 거액으로 바카라도박을 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중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신씨는 재정적, 사회적, 법적 문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통제하지 못하는 '도박중독'인 것으로 보인다"며 "일반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으로서 타의 모범을 보여야함에도 불구하고 상습도박에 대한 경각심을 희석시켰다는 점에서 사회적 해악이 크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게다가 사건 발생 후에도 입국하지 않고 4개월간 해외에 체류하면서 일반대중에게 허탈감을 줬다"며 "이같은 점을 종합해볼 때 원심의 형이 파기할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지난해 8월28일과 29일 필리핀 세부의 모 호텔 카지노에서 자신의 돈 250만원과 일행에게서 빌린 800만원 등 모두 1050만원으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다.

신씨는 또 일행이 귀국한 뒤인 지난해 8월31일부터 9월5일까지 같은 카지노에서 현지 롤링업자로부터 빌린 2억원으로 다시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지난해 범행 당시 신씨는 귀국하지 않고 측근을 통해 "뎅기열에 걸려 입원 중"이라고 거짓말한 뒤 네팔 등지에 머물다 올해 1월 입국 직후 체포됐다.

조사결과 신씨는 2003년 7월과 2005년 12월에도 상습도박 혐의로 각각 벌금 500만원과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심 재판부는 4월 "동종 전과로 2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범행 규모, 횟수, 금액 등을 고려할 때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징역 8월을 선고하고 신씨를 법정구속했다.

한편 신씨는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2009년 교통사고로 다친 정강이 부분을 치료하지 못하면 치명적 장애가 올 수 있다"며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해달라고 호소해왔다.

/뉴시스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