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여 동안 공석이었던 한나라당 전북도당위원장에 태기표(전주완산갑 당협위원장) 후보가 선출됐다.

하지만 경선에 참여했던 유홍렬(전 전북도당위원장) 후보가 이에 대한 불복을 선언하면서 두 후보 간에 경선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조심스런 견해다.

태․유 후보가 선출 과정에서 깊어 질 대로 깊어진 감정의 골을 되메우지 못할 경우 두 후보 진영은 물론 전북도당이 화합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파장은 당협위원장들의 보이지 않는 세 대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선출과정에서 11개 당협위원장 중 태 후보를 제외한 8개 당협위원장들이 공식적으로 태 후보를 지지했다.

유 후보가 반발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협위원장들이 태 후보를 지지하면서 대의원 구성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는 것. 한나라당 당헌 당규상 당협위원장의 대의원 추천은 50% 이상 할 수 있도록 규정해 놓고 있지만 이번 도당위원장 선출에는 75% 이상으로 정해졌다.

따라서 확정된 626명의 대의원 중 당연직 26명과 도당추천 72명을 제외한 528명이 전체 대의원 가운데 84.3%가 당협에서 선임됐다.

이는 그 동안 전북도당이 사고 당부로 부위원장 등 당연직 구성이 안돼 그 만큼 당협위원장의 대의원 추천비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8개 당협위원장들의 지지를 받은 태 후보가 유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 후보는 “대의원 구성이 너무 편파적으로 이뤄졌고 당협위원장이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불법의 소지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 후보는 “도당위원장 선출과 관련한 조만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반면 태 신임 도당위원장은 “집권여당으로서 전북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중앙당 및 정부와 가교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당원들이 모두 화합하는데 주력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두고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자칫 두 후보 간에 법적 소송에 휘말릴 경우 그 동안 사고당부라는 오명을 벗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라도 두 후보가 화합을 통해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 신임 도당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선거에서 대의원 473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257표를 얻어 216표를 얻은 유 후보를 41표차로 제치고 당선됐으며, 오는 5일 열릴 예정인 최고위원의 승인을 받은 뒤 임명되게 된다.

/김재수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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