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야구는 열띤 순위전 만큼이나 10구단 창단 유치 열기로 뜨겁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29일 전북도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10구단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프로야구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을 흡수해 화합을 도모하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 이에 전북도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나선 배경과 당위성, 수원과의 경쟁력, 그리고 남은과제 등에 대해 알아봤다.
 
▲전북, 프로야구 유치 왜 나섰나
프로야구 10구단이 전북에 유치될 경우 경제적 효과와 취업유발 등 새로운 축제의 장, 문화적 공간이 생겨 문화패턴의 변화를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대도시에 비해 문화적 혜택이 받지 못하고 있는 전북은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로 연간 70번의 축제가 열려 문화적 욕구를 충촉시킬 수 있다.
지난 6월 전북발전연구원이 프로야구 창단의 지역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463억원 생산유발과 229억원 부가가치 유발, 1천131명의 취업유발효과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5일제 등으로 문화나 여가를 활용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프로야구가 단순히 야구경기를 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이 모여 즐기고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문화공간의 탈바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군산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평균 관중수가 경기 당 8천여명으로 대전이나 대구구장보다 많고 프로농구가 평균 85%의 좌석 점유율을 보이고 있어 타지역에 비해 열혈 스포츠 팬들도 많다는 것이다. 결국 제10구단 유치가 지역 불균형 해소와 문화격차 해소는 물론, 도민들의 문화적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는 결과다.
 
▲10구단 유치 당위성 충분하다
전북은 전통적으로 다른 어느 지역보다 문화수준이 높고 현재 프로농구(KCC), 프로축구(전북현대)가 지역내 스포츠 문화에 대한 도민의 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지만 다양성 측면에서 프로야구와 같은 대중적 프로스포츠를 열망하고 있다.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33개 경기(플레이오프 포함) 평균 관중수는 4천107명(총좌석 4천800석)으로 평균 85.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기아타이거즈 군산경기 9경기 평균 관중수는 8천68명으로 인근 대전 구장(6천665명)이나 대구구장(7천363명)보다 더 많은 관중수를 보이고 있다.
특히 프로야구단 유치에 대한 전북 도민 ARS 설문조사 결과(도민 1천명), 전북도 연고의 프로야구단 창단이 필요하며(85.3%), 프로야구단 창단시 성공할 것(81%)으로 기대했으며, 창단 이후 야구경기를 관람하겠다는 높은 의지(86%)를 보였다.
또 전북은 군산상고와 전주고 등 야구 명문 고교들을 중심으로 야구 열기가 높아 프로야구단 유치는 지역균형 안배를 통한 야구 저변확대 등 프로야구의 장기적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전북은 타 지역과는 달리 광역자치단체와 4개 시·군(전주, 군산, 익산, 완주)이 도시연합로 프로야구단 유치를 지원하고 있으며, 의회와 지역주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도민의 사랑을 받은 프로야구단 창단이 가능한 지역이다.
 
▲수원과의 경쟁력에서는
현재 전북은 수원과 함께 ‘꿈의 제10구단’ 유치를 놓고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KBO에 10구단 유치의향서를 먼저 제출한 쪽은 수원이었다. 수원은 지난 3월 KBO에 신생 프로야구단 유치의향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수원은 전북처럼 구체적이고 파격적인 지원안을 내놓지 않아 ‘과연 수원이 10구단을 유치할 의사가 있느냐’는 의심을 샀다. 그러나 9월 들어 수원이 10구단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기 시작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일단 수원은 2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기존 수원구장을 고치겠다는 계획이다. 관중석 정비 및 스탠드 바닥방수, VIP실, 스카이박스, 풀컬러 동영상 전광판 설치, 조명 교체로 수원구장을 신설구장에 준하는 수준급 야구장으로 만들겠다는 것. 또 10구단을 유치하면 야구장 장기임대는 물론 구장명칭 사용권도 구단에게 내주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내 유소년 야구팀 창단과 지역 야구발전을 위한 각종 기획안도 전북과 대동소이하다.
그래서일까. 야구계는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두 지역 10구단 유치위원회의 싸움”이라고 평한다. 하지만, 유치위의 조직력과 추진력만 따진다면 전북이 앞선다.
지난 8월 전북은 이용일 전 KBO 총재대행을 유치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이 위원장은 ‘전북야구의 대부’로 불리는 이다. 야구불모지였던 전북에 군산상고를 비롯해 많은 학원야구부 창단을 이끌어냈다. 1982년 KBO 초대 사무총장을 맡으며 쌍방울 레이더스 사장, 회장 등을 역임해 KBO 행정과 구단 운영에 해박하다. 특히나 최근까지 KBO 총재 대행을 맡으며 10구단 창단 작업을 중심에서 지켜봤다.
또한 전북도지사와 4개 지자체장의 당적이 모두 민주당이라는 것도 이점이다. 지자체간 지원과 협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뜻이다. 실제로 전북 유치위는 잡음 없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공약이 너무 거창해 오히려 현실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많다. 전북과 비교한다면 수원의 10구단 유치활동은 미미하다. 야구계에서 “수원 유치위 활동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기도지사의 당적이 한나라당인 반면, 수원시장은 민주당이라는 것도 유치경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평이다.
 
▲프로야구 유치 남은 과제는
전북이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렴하기 위해서는 경기장 건립과 구단을 이끌어갈 기업의 빠른 선정이다. 특히 전주와 군산의 기존 야구장의 시설이 너무 낙후돼 있기 때문에 이를 대신할 전용구장 건립 예산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전북도는 야구장 건립을 위해 2012년 광특예산안에 야구장 건립을 반영할 계획으로 이미 편성된 광특예산안 수정작업이 진행중이다. 프로야구 유치에 전용구장 건립도 중요하지만 호텔과 컨벤션 등 인프라 시설 구축과 동시에 프로야구 전용경기장 건립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먼저 도는 10구단 유치가 확정되면 2015년 3월까지 전주월드컵경기장 인근 또는 전북 혁신도시 가운데 한 곳에 1천100억 원을 투자해 최고수준의 야구장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이다. 야구장 건립비용을 전액 지자체가 부담하고, 신생구단엔 25년 동안 장기임대형식으로 야구장을 빌려주겠다는 방침이다. 여기다 야구장 내 부대수익사업 운영권은 구단에 부여하고, 야구장 시설유지관리 및 유지보수비는 전주시가 모두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프로야구단을 운영해나갈 기업에게 전폭적인 지원책을 내놓았지만 마땅한 기업체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초기 투자비 300억원에 연간 운영비 260억 정도를 투입하기가 쉽지 않다.
KBO가 제10구단 연고지를 결정하는 올 연말까지 연고구단 즉 기업체를 확보하는 자치단체가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북 또한 이 때까지 운영기업을 확보해야 하는 것이 숙제다. 현재 전북도는 3∼4개 국내 대기업체를 상대로 제10구단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용일 전북 프로야구 추진위원장<인터뷰/박스>
“군산상고 야구부의 역전 기억을 되살려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 경쟁 상대인 수원을 역전 시키도록 도민 모두가 하나되어 노력합시다.”
전북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 추진위원장에 선출된 이용일(80·전 KBO 총재 직무대리) 전북 프로야구 추진위원장은 제10구단 유치 ‘막강 라인업’구축에 큰 축을 담당하게 됐다.
야구 선수 출신인 그는 야구 명문 군산상고 야구팀을 창단하고 프로야구 탄생의 산파역을 맡았는가 하면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총재 직무대행을 하는 등 야구계에서는 ‘한국 야구의 산증인’, ‘군산 야구의 대부’ 등으로 불린다.
이 위원장은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역대 최대관중을 기록하는 등 전 국민이 사랑하는 최고의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 했다”며 “프로야구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구단이 지역별로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 분포해야 한다”고 프로야구 10구단의 전북 유치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또 “15년, 20년 뒤 11구단, 12구단이 만들때는 강원도 충북 등 10구단이 안 들어간 두 개 도에 줘야 한다”면서 “10번째 구단은 전북에 유치돼야 전국에서 프로야구가 흥행된다”고 유치 명문를 피력했다.
특히 이 위원장은 “일본 야구가 흥행에 실패한 것은 미국과 달리 도쿄와 오사카에 야구단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며 “한국 프로야구 장래를 위해 만약 수원에 준다면, 아주 불행한 프로야구 장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과의 경쟁력에 대해 이 위원장은 “수원은 인근 오산이나 평택까지 포함하면 인구 200만 명이 넘지만 전북은 4개 시군 합쳐야 100만 명이다”며 “수원은 서울 등에서 지하철을 이용한 관람이 쉬워 ‘지하철 시리즈’가 능하지만, 전북은 지리적으로 수도권과 멀어 객관적 조건은 불리하다. 그러나 야구단 유치 열기나 관람 의지는 전북이 더 뜨겁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는 어린 학생들이 1972년에 다 진 경기를 역전해서 우승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전북도민이 함께 움직일 때 수원을 역전해 이길 힘이 있다”며 “다같이 노력해서 우리 10구단을 우리 전북에 끌어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고 도민들의 결집력을 당부했다./김대연기자 eo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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