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 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도내에서는 지난 6월 초선의 윤승호 전 남원시장과 3선의 강인형 전 순창군수가 대법원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형이 선고되면서 모두 중도에 하차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재탈환을 위한 심혈을 기울이고 있고 무소속 후보들 또한 부패정치 척결과 쇄신을 외치면서 지역민의 민심에 호소하고 있다.

이번 재선거에는 민주당의 이환주 예비후보가 공천이 결정된 가운데 무소속 김영권, 최중근 예비후보가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순창군수는 민주당의 황숙주 예비후보가 선출된 가운데 무소속 이홍기 예비후보 간의 맞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더욱이 남원시장과 순창군수 선거는 현 이강래 국회의원의 지역구로 내년 총선의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라는 점에서 관심도가 높다.

이들 예비후보들은 7일까지 등록을 마치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유권자들도 어느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를 놓고 양 갈래 길 앞에 서있다.

중반전에 들어선 남원과 순창 등 재보선 현장을 찾아 민심의 풍향을 살펴봤다.

◆남원시장

“내가 보기에는 민주당 후보가 유리할 것 같은데 아직은 모르지. 무소속 후보가 둘이나 있으니까 혹시라도 단일화라도 하게 되면 파괴력이 크지 않을까?” 10.26 남원시장 재선거에 대해 어떻게 돌아가느냐고 묻자 옷가게를 하고 있는 이모(62)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선택할 후보를 정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선될 사람을 찍고 싶은데 모두 엇비슷해서 잘 모르겠다”며 웃어 넘겼다.

재선거를 20일 앞둔 지난 6일. 남원지역 유권자들은 아직까지 무덤덤한 표정이었다.

재선거에 따른 기대치가 떨어져서인지, 유권자 층이 뚜렷이 갈릴만한 큰 이슈가 없어서 그런지, 일단 표면적으로는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시청 앞쪽으로 후보자들의 선거사무실에 내걸린 현수막과 홍보물 등이 그나마 재선거가 열린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을 뿐 선거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이 때문인지 각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지역발전의 적임자라고 내세우며 사람들이 밀집해 있는 시장과 터미널 등을 돌며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날 민주당 이환주(50) 후보는 운봉읍 5일장에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민주당의 상징인 연두색 점퍼를 입은 이 후보는 시장에서 좌판을 벌이고 있는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많이 팔리나요? 요즘 장사하느라 힘드시지요?"라고 말을 건넸다.

이 후보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잘살게 해달라',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 '인구가 줄어서 장사가 안된다' 등 정치적인 것들이 아닌 실제 지역경제와 밀접한 것"이라며 "시민들은 누가 지역발전을 시켜 줄 것인가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영권(64) 후보는 노타이 차림에 와이셔츠만 입은 채 시외터미널 부근을 돌며 유권자를 만났다.

김 후보는 여전히 ‘나 홀로 선거’에 주력하고 있었다.

김 후보는 “아직도 지역에서는 '누가되면 어때'라는 식의 정치 불신이 팽배해 있다"며 "시민들이 변화를 바라는 비젼 있는 도시를 만드는데 주력 하겠다”고 민심을 파고 들었다.

그는 또 남원이 아무래도 민주당의 텃밭임을 감안한 듯 심판론 대신 천혜의 자연자원을 활용한 사계절 휴양레저타운 조성을 비롯해 방위산업체 유치 등 지역공약 홍보에 주력했다.

무소속 최중근(71) 후보도 남원시장을 지낸 전력을 내세우며 유권자들을 찾아 나서는 등 여념이 없었다.

그는 바닥 곳곳을 직접 돌며 시민들과 일일이 손을 잡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 후보는 "빠르게 균형 있게 제대로 희망남원 프로젝트를 반드시 완성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업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와 우수한 지역인재 양성, 잘사는 농촌, 세계적인 문화관광기반을 구축 하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남원시장 선거는 현재 행정경험을 앞세우고 있는 민주당 이환주 후보와 무소속 최중근 후보, 그리고 지난 선거에서 40.8%의 지지를 받은 김영권 후보의 3자 대결양상이다.

이 후보는 균형 잡힌 지역경제를 만들기 위해 친환경 코스메틱(화장품) 클러스터 조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김 후보는 남원에 국가전략사업인 방위산업체(공장)를 유치해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기업 육성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최 후보는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로서는 가능성은 낮지만 무소속 단일화 여부도 막판까지 지켜볼 대목이다.

지난 민선4기 최 전시장의 무소속 당선을 볼 때 무소속후보의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무소속 후보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재선거는 지역의 발전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 후보의 인물경쟁력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순창군수

"그래도 민주당에 힘을 실어줘야 지역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지역에서 따끔한 맛을 봐야 민주당도 정신 차리고 잘하지 않겠어요" 6일 오후 순창읍내에서 사람들의 발길이 많은 시외버스터미널.20일 앞으로 다가온 재보선의 격전지임을 반영하듯, 이곳에서 만난 유권자들의 반응은 서로 엇갈렸다.

직장인 김모(39·여)씨는 "투표는 꼭 할 생각인데 누구를 찍을지는 아직 결정 못했다"며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많다"고 했다.

일자리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취업 준비생' 오모(32)씨는 "누가 나오는지도 모르고 전혀 관심도 없다"며 "별로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렇듯 순창은 사생결단의 배수진을 친 민주당의 황숙주(66) 예비후보와 무소속의 이홍기(65) 예비후보 간의 선거전인 만큼이나 여론은 팽팽했다.

하지만 뚜렷한 선거 이슈는 제기되지 않아 선거 열기는 다소 떨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재보선을 앞두고 이들 두 예비후보들은 6일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황 후보는 지역의 각종 행사에 참석하는 등 얼굴을 알리기에 주력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강인형 전 군수와 맞붙어 패배한 이 후보 역시 넓은 인지도를 내세워 조직 다지기에 적극 나섰다.

황 후보는 ‘투명한 행정, 보은 인사 배제, 균형 있는 사업’을 통한 군민 화합을 내세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감사원 국장 출신인 그는 "아무리 좋은 공약과 사업도 예산 없이는 추진할 수 없다"며 "그 동안 중앙에서 활동했던 인맥을 활용해 순창군에 필요한 예산을 꼭 확보해 살맛나고 행복한 순창을 만들겠다"고 공헌했다.

이어 순창의 인구 감소를 의식한 듯 "건강장수관련 기업유치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귀농·귀촌·귀향정책 등을 통해 인구유출을 막고 돌아오는 순창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도 ‘농민이 잘 살고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가 풍부한 관광·레저문화도시건설’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감사원 재직과 인천국제공항공사 근무 등 공직생활을 거친 그는 풍부한 경험과 중앙정부와의 인맥을 통해서 기업은 물론 정부사업유치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현재 지역에 편가르기가 심하다"며 "공직사회의 안정과 분위기쇄신과 함께 생산에서 판매까지 이뤄지는 6차 농산물 가공산업을 육성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업·농촌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군수가 정당을 가져야 할 이유가 없다"며 "효율적인 군정을 이끌어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순창 재선거는 강인형 전 군수의 중도하차로 인한 민주당에 대한 반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 또 그동안 관망하고 있던 부동층이 어떻게 움직일지도 관심사다.

/김재수기자 k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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