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가니’를 계기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도내 학교 대부분이 법으로 규정한 장애인 편의시설 의무설치 비율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도교육청의 ‘학교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에 따르면 도내 초.중.고교 중 특수학급을 따로 운영하지 않는 482개교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평균 41.9%에 그쳤다.

이는 전국 평균 85.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로, 사실상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시설별로는 비교적 설치가 용이한 장애인 주차구역 지정만 97.1%로 전국 평균(97.6%)에 근접했을 뿐, 나머지 10개 시설은 턱없이 미흡했다.

특히 장애인 안내시설인 점자블록, 유도 및 안내설비, 경보 및 피난시설 설치율은 각각 13.5%, 12.7%, 14.3%로 전국평균(각 69.5%, 61.9%, 67.9%)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이 밖에 △주출입구 접근로 62.2%(전국평균 96%) △주출입구 높이차이 제거 58.5%(전국 94.1%) △출입구 출입문 45.9%(전국 92%) △복도손잡이 48.1%(전국 87%) △승강기 경사로 등 32.2%(전국 81.9%) △화장실 대변기 61.2%(전국 97%) △화장실 소변기 15.8%(전국 91%) 등 모든 시설이 열악했다.

특수학급이 설치된 도내 278개교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은 71.8%에 머물렀으며, 특수학급을 둔 유치원 9곳은 65.7%에 불과했다.

다만 도내 특수학교 11곳은 100% 설치해 놓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도내 학교들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이 극히 저조하지만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설치 예산을 국비 지원없이 전적으로 도교육청에서 자체 마련해야 하는데 예산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설치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시설들을 우선적으로 설치해 지표상의 설치비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장애인이 큰 불편없이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재정이 부족하다보니 그동안에는 당장 시급하다고 판단된 분야부터 예산을 지원했고, 여기에 여러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면서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었다”면서 “도교육청에서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고 내년에는 전국 중상위 수준으로 설치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올해 장애인 시설 설치에 40여억원을 지원했지만, 내년에는 5배 가량 많은 200억원 정도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종성기자 j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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