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20대를 ‘인생의 황금기’라 부른다. 꿈이 있고 열정이 넘치는 시기인 이유도 있지만 20대가 진정 아름다운 건, 더 실패와 좌절을 겪을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그 어려움이 곧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인생의 재산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오죽했으면 ‘젊을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라는 말이 있겠는가. 이런 20대에게 필요한 건 험난한 역경을 이겨낸 인생 선배들의 ‘조언’이다. 교과서에는 나와 있지 않은 그들의 삶의 경험이 20대에게는 등불과도 같기 때문. 

이에 전북대 종합인력개발원에서 청년 취업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지금, 시련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용기를 주고자 ‘2011년 7차 큰사람 취업특강’인 명사초청 토크콘서트를 마련했다. 이번에 초청된 명사는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워싱턴주(州) 상원의원에 당선된 신호범(76) 의원과 도내를 대표하는 CEO 이스타항공그룹 이상직(49) 회장. 이에 토크콘서트 현장을 찾아 두 명사의 성공스토리와 대학생들의 반응을 담아왔다. /편집자주  
 

이스타항공그룹 이상직 회장

난 1일 전북대학교 진수당 가인홀에서 열린 ‘명사초청 토크콘서트’에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명사들의 인생사를 듣기 위해 몰려든 학생들로 북적였다. 미리 준비된 게시판에는 명사에게 하고 싶은 질문을 적은 종이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이날 초청된 미 워싱턴주(州) 신호범 상원의원과 이스타항공그룹 이상직 회장이 사회자의 소개에 따라 무대 위에 오르자 대학생들은 반갑다는 말 대신 힘차게 박수를 쳤다. 특히, 도내 출신으로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한 기업의 사령탑에 오른 이 회장이 ‘이스타항공은 지역과 함께 커가는 기업’이라고 말하자 학생들은 열렬히 환호했다.  

본격적으로 성공스토리에 대한 토크콘서트가 진행되자, 학생들은 노트와 펜을 꺼내 들고 집중하기 시작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 인생 선배들을 닮고 싶은 마음에서인 듯했다.
먼저 신호범 상원의원이 6살부터 구걸을 시작,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입양된 사연에 대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하자 몇몇 학생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신호범 미국 상원의원

신 의원은 “내 어린 시절의 꿈은 선생님이었다. 학교에 다닐 수 없는 형편이기에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면서 “18세에 입양된 뒤 군대에 입대했는데 그때 인종 차별을 경험했다. 그 이후 반드시 인종차별을 없애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서 두 번째 꿈(정치가)을 꾸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했다. 
순탄치 못했던 인생이었지만 언제나 꿈을 잃지 않고, 언젠가는 반드시 하겠다는 마음을 늘 품었다는 신 의원에 말에, 학생들은 존경의 박수를 보냈다.

이상직 회장 역시, 신 의원을 ‘멘토’, ‘아버지’라고 말하며, “신 의원이 살아온 세월, 그 자체가 도전이었던 나 역시 그랬다. 어려움을 통해 또 도전하고 또 도전했다”고 말했다.

이에 사회자가 이 회장에게 ‘어린 시절과 대학생활’에 대한 묻자,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 선수로 통했다. 하지만 대학 진학 후, 형 밑에서 공부하면서 방황하기 시작했다”며 “가정형편이 어려워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당시 많이 좌절했다. 이 시기에는 꿈도 없었다”면서 어려웠던 대학시절을 회상했다. 

이 회장은 “그래도 군대를 갔다 온 뒤에 생각이 달라졌고 용돈부터 학비까지 벌었다. 이때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의 대학생활이 생각했던 것과 달리 험난했다고 생각해서인지 일순간 실내가 조용해지자, 이 회장은 호탕하게 웃으며 “그런데 가장 힘든 직종은 장사가 잘되는 음식점이다. 여러분도 이런 직종은 피해야 한다”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내가 평범한 샐러리맨에서도 경영인으로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었던 게 바로 이런 경험이 있기에 가능했다. 다양한 직종을 경험하고, 증권맨으로 10년을 살며 기업에 대해 공부한 게 오늘의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며 “‘누구는 무모한 거 아니냐’라고도 했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도전과 변화는 기회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한다는 건 무모한 게 아니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특히, 지금도 도전하고 있다며 이제는 그 도전이 나만이 아닌 지역발전을 위한 도전이다고 강조했다.

이에 신 의원은 “나는 이래서 이 회장이 참 대견하다”며 “늘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으로, 항상 지역과 나라를 걱정하더라. 내가 다 놀랍다”고 치켜세웠다. 

토크콘서트가 막바지에 다다르자 신 의원은 “여러분은 내 장래다. 여러분이 내 나라, 대한민국을 지켜달라”며 “대한민국은 뛰는 나라인 만큼, 여러분이 뛰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 회장은 “나는 지금도 꿈을 꾸고 도전한다. 여러분은 나보다 더 큰 꿈을 꿀 기회가 많다”며 “꿈을 찾아 노력해라. 할 수 있다”고 학생들을 응원했다.

전북대 환경조경디자인과 원아름(2학년)과 방현수(3학년) 학생은 “뜻깊은 시간이었다. 투박하지만 그 안에 삶의 진솔함이 묻어 있어서 좋았다”며 “어려운 시절, 좌절, 실패라는 말이 오늘은 감명 깊게 들렸다.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성아기자 tjddk@
 

△마음 담은 노래로 학생들 감동시킨 이스타항공그룹 이상직 회장 

“여러분 두려워하지 말고 꿈을 꾸세요. 넘어지고 쓰러져도, 좌절해도 꿈을 잃지 말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세요.”

이날 이상직 이스타항공그룹 회장은 학생들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싶다며 박강성이 부른 ‘내일을 기다려’라는 노래를 직접 기타를 치며 불렀다. 가수처럼 빼어난 실력은 아니었지만 학생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 부른 만큼 감동적인 무대였다.

노래를 끝내고 쑥스러워하는 이 회장의 모습에 학생들은 기립 박수를 보내며 노래에 답했다. 이날 학생들은 이 회장을 투박하지만 멋스러운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지역과 지역의 인재를 등용하기 노력하는 모습에 환호했다. 일부 학생들은 토크 콘서트 시간이 짧은 것을 아쉬워하며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다는 말을 쏟아냈다.

이 회장은 김제 원평 출신으로 전주서 초중고를 나왔으며, 동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고려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서울대 경영대학원과 행정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국가정책과정을 마쳤다. 
현재 이 회장, 사단법인 한국 MK패션산업발전협회 고문, 전주대 경영학부 객원교수, 전북대 초빙교수, 중앙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성아기자 tjddk@
 
△자부심과 용기 심어준 신호범 美 상원의원

1935년 경기도 파주시 금촌 출신으로 4살 때 고아가 됐다. 6살 때부터 구걸을 하며 불우한 생활을 이어가던 중 우연히 미군 부대에서 일하다 미국 군의관 레이폴(양 아버지)를 만나 입양됐다.

‘교사’가 되겠다는 꿈으로 오로지 공부에만 매진, 1962년 프로보에 위치한 브리검영 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를, 64년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공공국제학 석사를, 그리고 73년 워싱턴 대학교에서 또 다른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 교수가 된 뒤 강단에 섰다. 이후 1993년 민주당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99년에 워싱턴 주 상원의원에 당선됐고, 현재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한인 2세대들이 정치에 입문, 20~30년 뒤 한국계 미국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김성아기자 tjddk@


저작권자 © 전북중앙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