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길을 잃어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을 때, 파도 넘어 보이는 불빛을 따라 가다가 보면 기적처럼 보이는 등대가 있을 것이다.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처럼 나를 감싸 안기도 하지만 어떤 때, 내가 지쳐서 딴 길로 가려고 할 때는 나를 야멸차게 몰아세우고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대가 있기 마련이다.”

길 위의 철학자로 유명한 신정일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가운데 드미트리 미짜가 던진 ‘우리는 수백만 금(金)을 구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것입니다’라는 구절이 자신의 인생 항로를 잡아 주었다고 한다.

이번에 그가 펴낸 ‘가치있게 나이드는 연습’(다음생각 펴냄)은 그가 인생의 항해 도중 만났던 등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그는 어차피 한 번 살다가는 인생길, 누구나 탐내고 추구하는 재물이나 권력을 추구하지 않으며 살고 싶었고 그래서 자유롭게 수많은 책의 바다에서 뛰어 놀았고 헤일 수도 없는 수많은 길을 걸을 수 있었다고. “문학을 공부하다가 자연스레 지리와 역사를 공부했고, 수많은 철학과 고전을 탐독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역사 속의 인물들을 접하게 되었다.

니체, 도스토예프스키, 부처, 카프가 파블로프, 헤르만 헤세 등등… 바로 그들이 그의 인생의 친구이자 스승이 되었다” 항상 ‘나는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았던 그는 해답을 책과 걷기, 그리고 사색에서 찾았다.

스승의 역할도 하고 친구의 역할도 하는 그 책들을 읽다가 반갑게 만나는 몇 사람, 그리고 혼자서 우두커니 앉아 사색하는 시간, 그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한 사람의 생이 완성되어 간다.

프란츠 카프카는 “아름다움을 보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늙지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오랜 인류의 역사 속, 선지자들의 깊고도 넓은 사색 속에서 나온 사상들이 응축되고 결집된 것이 그 아름다움을 보는 능력을 부여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치있게 나이드는 연습’은 마지막장을 넘기는 순간 평소에 접하지 못했던 철학, 고전, 문학 등 100권의 책들을 하룻밤에 탐독한 것 같은 기쁨과 인문학적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이병재기자 kanad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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