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도보 여행길(마실길)을 잇고 만드는 사업이 다음달 사실상 마무리된다. 이제는 그 길 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의미를 찾아 느린 걸음을 걷고 있다. 전북방문의해를 맞아 올 한해 도내 마실길을 천천히 둘러본다. /편집자 붙임

 ▲임실 옥정호 물안개길

진안 데미샘에서땅위로 솟아 나온 계곡물이 남해를 향해 흐르다 잠시 머무는 곳, 옥정호(玉井湖). 이름만큼이나 깨끗한 옥정호의 모습은 사람들의 발길을 자연스럽게 붙잡는다.

특히 아침 일찍 볼 수 있는 붕어섬의 물안개의 장관은 사진작가들의 단골 메뉴가 됐다. 그래서 올 4월말 정식 준공하는 ‘옥정호 물안개길’이 이름지어진 것이다. 물안개길은 길 중간 중간에 안도현, 김용택 시인 등의 시와 참나무 식별법 등 산림 상식을 안내판으로 제작, 배치해 놓아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3㎞ 물안개길의 출발점은 마암리 자연산장 입구. ‘도시락을 가져와 드셔도 된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아름다운 한울 휴게소’를 지나면 바로 있다.

첫 이정표는 ‘58번’. 종착지인 용운리까지 모두 58개의 이정표가 있는데 갈림길 마다 빠짐없이 설치돼 걷기 초보자도 코스를 이탈할 염려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물안개길의 장점.

새 운암대교를 배경으로 호수변에 쉬고 있는 작은 보트를 감상하며 30여분 걷다보면 경사길에 계단이 설치돼있고 10분 정도 더 진행하면 전망 좋은 육모정(51번)이 나온다. 국사봉 입구를 거쳐 상운암으로 이어지는 749번 지방도(국사봉로)와 만나는 곳으로 도로변 휴게소인 ‘길카페’에서 음료수 등을 구입할 수 있다.

비교적 평탄히 길이 이어지고 두 군데의 대숲을 지나면(47번) 물안개길에서 가장 힘든 길이 나타난다. 육모정에서 여기까지 대략 20분이 소요된다. 호남정맥이 지나는 오봉산(513.2m)과 연결되는 등산로를 만나는 급경사 길로 족히 10여분은 땀을 뻘뻘 흘리게 만든다.(45번) 용운리 이정표 방향으로 급경사길을 내려가는데 흙으로 다진 계단을 조심해야 한다. 자칫하면 넘어지기 쉬운 길이다. 20여분 정도 걷다보면 저수구역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는 지점(41번)에 도착한다. 여기서도 749번 지방도로 연결되는 길이 있어 부득히 물안개길을 벗어나는 여행객들에게 도움이 된다.

15분 정도 걸으면 목교(※물안개길의 다리형태는 ‘목교’, 판으로 깔린 다리는 ‘통나무 다리’라고 칭한다)가 잇달아 나오고 작은 원두막이 보이는 지점에서 새로 정비한 길을 따라 약간의 오르막 길을 오르면 묘지를 지나 모정에 도착한다. 첫 목교에서 이곳까지 30분 정도 소요된다.(34번) 이곳에서는 오른쪽 길을 따라 요동마을 방향으로 계속 길을 걸을 수 있고 왼쪽 길을 따라 200여m를 가면 내마 마을에서 올라오는 길(4번)로 바로 빠질 수 있어 코스를 단축할 수 있다. 계속 용운리 방향으로 걷다 보면 인삼밭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26번) 지역 주민들이 다른 농작물에 비해 소득이 높은 인삼을 많이 재배한다고 한다. 이 길을 지나면 용동(龍洞)마을에 도착한다.(23번) 지난 1996년 문을 닫은 용운초등학교의 자주색 지붕이 이채롭다. 현재는 서울 모 대학 교수가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모정에서 약 40분 거리. 용동마을 홍덕정을 거쳐 내마(來馬)마을로 이어지는 포장도로(13번)에 도착하는데는 30분 정도 걸린다. 3~4분 걸어 내마마을에 도착하면(12번) 한바퀴 돌아가거나(11번~6번) 바로 749번 지방도로 나올 수 있다. 내마마을을 빠져 나오면(5번) 종착지(1번)인 749번 지방도를 만나는 지점까지 약 1.5㎞의 딱딱한 아스팔트 도로가 이어진다. 종착지에서 출발점까지 거리는 4.6㎞. 종착지에서 국사봉 등산로 입구까지는 1.7㎞ 정도다.

국사봉은 등산로 입구에서 20여분이면 오를 수 있고 여기서 바라보는 붕어섬 풍경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물안개길을 모두 걷는 시간은 안내판 설명대로 보통 어른걸음으로 4시간 정도. 하지만 4시간의 거리인 만큼 좀 더 여유롭게 걷는 것을 권하고 싶다.
/이병재기자 kanadasa@
 

▲물안개길 답사 시간별 거리.
자연산장 입구(9시 40분)~육모정(10시 20분)~등산로 갈림길(10시 55분)~저수구역 표지석(11시 15분)~모정(12시)~모정출발(12시 50분)~용동마을(1시 30분)~암수 소나무 안내판(2시)~내마마을(2시 10분)~종착지(2시45분).
▲교통
전주 출발 운암대교 진입전어부집에서 상운암 방향으로 좌회전 1㎞ 가면 자연산장 입구. 시내버스는 전동성당에서 974, 975번 버스 이용, 어부집 앞 하차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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